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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보균자 300만명시대의 과제] 좌담회

`B형 간염 감염자 300만명 시대의 과제` 기획시리즈를 취재하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정책의 중심에는 정작 있어야 할 환자의 권리와 목소리는 없다는 것이었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50만 명이나 되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는 낮았고, 보건당국의 건보정책 역시 수혜보다는 규제위주로 흐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치료제가 여러 제약사에서 생산되지 않은데다가 특정 외국계 제약사에서만 나오다 보니 당국은 물론, 정치권조차 건보확대 필요성을 다루는 주제 자체를 `뜨거운 감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팽배했다. 이들이 다루기 어려운 주제로 인식하는 이유는 건보 재정문제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치료제가 단일 품목인데다가 `건보 기간연장=특정 제약사 이익`이라는 시각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건보재정과 다른 질환과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시각을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B형 간염 치료제의 건보기간 연장을 주장하는 환자들의 외침은 어쩌면 목숨을 건 울부짖음이나 다름없다는 점이다. 이번 시리즈를 마감하며 김창섭(김창섭내과원장)ㆍ한상율(한빛내과의원장)ㆍ윤구현(간사랑동우회총무)씨와 자리를 함께 했다. 윤구현=보건당국은 환자 입장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치료보다는 오직 건보재정이지요.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은 일부 환자들에게 경구용 치료제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용하지 말라는 공문까지 보냈습니다. 물론 의학회에서는 이 같은 처사에 대해 강력한 항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창섭=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환자 입장에서 치료제의 건강보험이 평생1년이라면 정확한 계획을 세워 치료를 하는데 상당히 어렵습니다. 여기에다 수시로 들어가는 검진비도 환자 입장에서는 큰 부담입니다. 한상율=의사 입장에서 보험이 안 되는 약을 환자에게 권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효과가 있는 약이라도 그들의 경제사정을 외면할 수는 없으니까요. 김창섭=라미뷰딘은 현재 나와 있는 치료제로는 유일하기 때문에 다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더라도 최대한 끌고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윤구현=임상에 참여한 토머스제퍼슨의대 한혜원 교수는 B형 간염 환자의 경우 경구용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교수는 중국에서 간경변증 환자 651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한 결과 라미뷰딘을 복용하면 간경변증이 간암으로 악화될 위험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는 정부에서 벌이는 수직감염 예방사업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약효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정부의 주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김창섭=그렇습니다. 5년간 항체 생성률이 77%에 달하고 있는데 유효성 운운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환자나 보유자의 경우 사보험 가입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의료비의 10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한상율=정부는 건보확대를 주장하는 의료인들을 믿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치료제를 복용해 문제가 생기거나 악화 된다면 어느 의사가 처방 하겠습니까. 정부는 전문가인 의사의 판단에 신뢰감을 줘야 합니다. 김창섭=치료 중 생길 수 있는 내성 바이러스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롭다면 의사들이 왜 처방을 하겠습니까. 대한간학회도 이점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 전에 명확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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