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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박수진 한국화학硏 책임연구원

LNG운반선용 접착·밀폐제 국산화<br>영하 170℃ 극저온서도 원래 성능유지 소재 개발<br>5년간 2,000억 수입대체·조선업 경쟁력 강화 기여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부 박수진(가운데) 책임연구원과 연구진. 고체표면에 대한 물리화학적 특성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다.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2005년 1월 수상자로 선정된 박수진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일본 등지에서 전량수입에 의존한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용 초저온형 접착ㆍ밀폐제를 국산화했다. 이를 통해 국내 조선업계는 기능성 소재 분야에서 향후 5년간 2,0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조선업은 반도체와 함께 가장 경쟁력 있는 산업분야 중 하나다. 특히 고부가가치 LNG선 제조는 우리나라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가격과 기술적 면에서 훨씬 앞서 있는 것으로 인정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ㆍ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빅3’를 중심으로 세계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의 위치와 천연가스의 사용량 증대에 따라 고부가가치 LNG 필요 선복량은 향후 5년간 200척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LNG선은 천연가스를 영하 163℃ 상태로 액화시킨 LNG를 가스생산국에서 소비국으로 운반하는 배. 하지만 이처럼 극저온 상태의 LNG가 500℃에 달하는 고열의 기관실 보일러 바로 옆에 있다는 데서 고도의 건조기술이 요구된다. 화물창에 먼지하나 정도의 틈만 생겨도 핵폭탄급의 대형 폭발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척당 가격이 2억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문제는 역시 소재다. 박수진 박사가 이번에 개발했고 LNG선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소재 중 하나인 초저온형 접착ㆍ밀폐제는 현재까지 유일하게 영국 헌츠맨(Hunchuman)사에 의해 개발돼 국내 조선업계는 일본을 통한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형편이었다. 국내 조선업의 활황에도 불구하고 선박의 원가상승 유발 및 원료소재의 안정적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문제점을 안고 있던 셈이다. LNG선 접착ㆍ밀폐제는 선박 구조물간의 충전ㆍ접착ㆍ보냉ㆍ밀폐 등 용도로 사용되는 소재. 천연가스의 액화 상태를 유지하고 선박의 안전을 위해서는 상온(25℃)은 물론, 영하 40℃의 저온이나 영하 170℃의 극저온에서도 소재가 원래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박 박사는 이러한 극한조건에서 접착ㆍ밀폐제로서의 기본 물성을 동시에 유지하는 새로운 나노타입의 무기물ㆍ에폭시유기물 복합형 접착ㆍ밀폐제를 개발함으로써 국내 조선업계 발전에 크게 일조한 셈이다. 이번 제품개발을 위해서는 여러 온도에서 그 내구성을 유지하는 조성물 습득과 함께, 초저온에서 소재의 수축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능성 고분자 수지개발, 그리고 이와 부합하는 새로운 경화제 및 첨가제 개발이 필요했다. 박수진 박사는 지난 2002년 6월부터 안산반월공단에 위치한 ㈜유니테크와 공동으로 산업자원부의 부품소재통합연구단 기술개발 사업이 일환으로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마침내 지난해 12월 국제공인 시험인증 기관인 프랑스 GTT(Gaztransport & Technigaz)사 승인까지 확보했다. 제품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판로도 보장 받게 됐다. 시험인증은 영국에 이어 두 번째다. 소재에 대한 내구성 실험은 기계적 강도 및 탄성률과 함께 유리전이온도, 열팽창계수, 연신률 등 까다로운 방법을 거쳤다. 박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접착ㆍ밀폐제가 기존 일본산 제품과 비교해도 물성치에서 대등 또는 25% 이상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상용화된 제품은 1차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이 달부터 납품하기로 했으며 다른 국내 조선사들과도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이뤄진 GTT 인증은 상당한 선점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LNG선에 대한 설계 및 원재료 적용의 유일한 인증시험 기관인 GTT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제품개발 완료 후에도 통상 3년에서 5년까지 걸린다. 당분간 다른 국내외 업체에서 기술을 개발해 제품화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국내의 수입대체는 물론 원가절감, 기능성 원천원료로서의 안정적 확보, 국가적 조선업 경쟁력 증대와 수출기여 등의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극저온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ㆍ무기 복합 조성물에 대한 원천소재 제조기술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자동차, 전기ㆍ전자, 우주ㆍ항공, 방산 및 건축ㆍ토목 등 다른 산업분야에서 극한소재로서의 응용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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