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경제는 석유 산업을 빼놓고서는 논하기 어렵습니다. 국영석유회사 PDVSA는 세계 5위의 정유사로, 석유 생산량과 정유량이 각각 일 300만배럴, 130만배럴에 달합니다. 연간 석유 수출액은 1,000억달러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이릅니다.
이런 상황인지라 베네수엘라의 경제 문제는 결국 석유로 벌어들인 부를 어떻게 분배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과거 외국 메이저 기업과 현지 기업들의 비용 부풀리기·공무원의 부정부패 등이 문제가 됐고 이는 차베스식 사회주의 정권의 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차베스 역시 포퓰리즘과 부정부패로 비판받았지만, 현 마두로 정권은 더 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유가 하락세로 정부 재정에 타격을 받은 탓입니다. 지난 10월에는 55억달러의 국채상환을 놓고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설까지 나돌았을 정도입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도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장기 프로젝트를 벌이기에는 정부 재정이 부족하고, 2006년 자원 국유화 조치 이후로는 전략적 파트너인 중국 외에 외국인투자유치도 어려워졌습니다. 현지 기업들도 재투자에 인색합니다.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외채는 약 107억달러로 추정됩니다. 이에 따라 2015년은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가 임계점에 도달해 폭발할지, 아니면 솔로몬의 지혜로 극복될 것인지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엽 카라카스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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