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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비디오포스터 성·폭력 '위험수위'
입력2000-11-23 00:00:00
수정
2000.11.23 00:00:00
[비디오] 비디오포스터 성·폭력 '위험수위'
'.칼바람, 피바람'(킬러), '치열하고 단호한 의지를 담은 표정으로 총을 잡고'(랜덤 파이어), '정의를 위한 살인면허'(질립스), '믿는 것은 오직 나 자신뿐. 이젠 내 방식대로 악을 응징한다'(깡패법칙), '엽기적 섹스 테크닉, 오늘 그녀에게 한 수 배운다'(사슬), '몸으로 기억하는 사랑'(미인)
폭력을 방조하고, 미화한다거나 아니면 성적 표현을 노골적으로 암시하는 비디오 포스터들의 문구들이다.
포스터는 실재하는 내용보다 대중에게 먼저 다가가기에 작품을 알리는 포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광고주는 포스터 제작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고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기 마련. 비디오 포스터도 사람의 눈을 순간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끌어당길 수 있는 그림과 글을 담고 있다.
영상모니터단체인 '미디어세상 열린사람들'은 지난 9월24일부터 한달간 비디오 대여점에 배포된 포스터 57편(액션 20, 드라마ㆍ멜로 16, 공포ㆍ스릴러 12)을 모니터한 결과, 영화 내용보다 과장된 광고로 일관할 뿐아니라 포스터 하단 작은 지면에 출시 예정작이나 다른 비디오영화를 1, 2편 함께 광고하는 예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실재 영화에서 액션물이나 공포물의 경우 폭력 장면이 빈번하게 나온다 하더라도 광고매체로서의 비디오 포스터는 전후사정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폭력과 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시도는 극에 달해 임산부에게도 미치고 있다. '8 1/2 우먼'은 '골라 자는 재미가 있다'며 '일본여자, 커리어 우먼, 수녀, 창녀, 임산부, 애마부인, 하녀 그리고 반신불수의 여인까지'탐욕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여성들을 가학, 피학의 비일상적인 성관계에 노출시킴으로써 왜곡된 성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
이밖에도 출처불명의 공신력을 등에 업은 문구도 있었다. 이러한 광고기법은 당장은 비디오 이용자의 시선을 끌어서 효과를 볼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비디오 정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2년간 개봉을 거부한 불운의 명작'(팔메토)은 누가 거부했는지, 왜 출시가 늦어졌는지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 없었다. 검열시대의 희생물이니까 그만큼 화제작일 것이라는 잘못된 선입관을 줄 수 있다.
'파천무''스노우화이트''랜덤파이어''레아''질립스'등에는 '극장 개봉작''극장 개봉 화제작'등의 문구만 있었고, 정확한 극장명과 개봉 일시 등을 밝히지 않았다.
극장에서 개봉했던 영화에 대한 기대를 악용하는 경우다.
'미디어열사'는 "포스터 제작이 대중의 시선을 가장 쉬운 방법으로 성과 폭력을 이용해 비디오 시장의 상업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지만, 영화 내용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공대될 수밖에 없는 포스터의 수위를 낮춰야 한다" 면서 "어린이, 청소년들의 출입이 빈번한 곳에 위치한 비디오 대여점 운영자의 세심한 전시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연우기자
입력시간 2000/11/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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