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비운의 김득구 운명의 링 그대로

영화 '챔피언' 시합장면 애니메이션 기법으로따가운 봄햇살이 내리쬐는 1일 미 LA 근교 야외세트촬영장. '친구'의 곽경택감독과 유오성, 투자배급을 맡은 코리아픽처스(대표 김동주)가 다시 뭉쳐 만드는 휴먼액션드라마 '챔피언'의 촬영현장이 공개됐다. 제작진은 영화 속 하이라이트인 레이 붐붐 맨시니와 김득구의 세계 챔피언 타이틀전을 위해 1982년 당시의 시저스 팰리스 야외 경기장세트를 LA북쪽 버뱅크 블러드만 근교 세플베다댐 주변에 재현했다. 총제작비 60억원에서 20억원을 들여 진행되는 라스베이거스와 LA현지로케는 엑스트라 동원 2,000여명 그리고 8,000석 규모의 경기장 세트라는 점으로 영화계 안팎의 관심을 모은다. 지난달 28일부터 매일 2,000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하여 박진감 넘치는 마지막 승부를 촬영하고 있다. 주차장에는 엑스트라 것으로 보이는 수십여 대의 자가용이 즐비하게 늘어서있고, 3대의 발전차가 가동되며 현장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하고 있다. 크고 작은 야외천막도 5개가 설치돼 있다. 중앙에 마련된 특설 링 위쪽 공중에는 하얀 천 같은 것으로 직사광선으로부터 링을 다 가리고도 남을 거대한 플라이가 걸쳐져 있다. 링 아래쪽으로 80년대 고급복장으로 멋을 한껏 부린 백인 도박사들이 앉아있다. 후방에는 태극기를 흔드는 교포 50여명이 웅성웅성거린다. 백인, 흑인, 히스패닉등의 엑스트라들의 모습은 마치 인종전시장을 방불케한다. 그리고 현장은 한국측 스탭과 미국측 스탭 100여명이 오가며 한국어로 아니면 영어로 엑스트라를 정리하는 등 각기 주문을 하고 있어 매우 혼랍스럽고 분주하다. 교민관중석을 향해 곽경택감독이 확성기를 들고 "이쪽에서 유오성무리가 나오자마자 태극기를 흔들며 크게 환성을 질러주세요"라며 크게 주문한다. 이어 "스탠바이 가이"라며 LA현지 통역원의 통역이 이어진다. "레디-액션" 곽경택감독의 큐사인에 맞춰 청코너 출입구쪽에서 앞뒤판에 '동아프로모숀'이라는 글씨가 쓰여진 빨간색의 티셔츠를 입은 관장 뒤로 김득구역을 맡은 유오성이 짙은 와인색의 후드가운을 걸치고 스파링을 하면서 거침없이 등장한다. 이어 관중석에는 "김득구" "김득구" "김득구"라며 우뢰같은 환호성이 이어지고 그들을 향해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연이어 터진다. 성큼 링안으로 뛰어오른 김득구가 태극기가 올려진 링을 한바퀴 돌며 주먹을 들어보이자 교포들의 함성이 더욱 커진다. 촬영도중 다른 쪽에서 "컷"소리가 난다. 촬영감독 홍경표감독이다. 그는 볼멘소리로 "관중석 일부가 아무것도 안하네"고 한다. 곽감독은 다시 관중석을 향해 "유오성이 링위에 올라가 손 흔들며 라운드 할 때까지 계속 환호하세요"라며 주문한다. 곽감독의 사인이 있자 현지 통역인이 바로 "베리 굿 가이, 스탠바이"라며 재촬영 들어갈것을 얘기한다. 곽감독은 모니터를 리와인드 시켜 화면을 검토한다. 모니터에는 82년 경기당시 ABC방송 아나운서 멘트가 함께 흘러나온다. "Here, very local audiences of Korean from Los Angelles area are here to support Duk Goo, Kim.." 곽감독은 홍감독과 의견을 교환하며 다시 촬영에 들어간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이날 촬영은 유오성이 라커룸에서 테이핑을 감는 장면으로 시작해 오후 유오성이 드디어 운명의 링 위에 오르는 장면 6번을 촬영하면서 오후5시 마무리됐다. 영화의 처음이자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김득구와 맨시니의 치열한 경기가 리얼한 액션으로 재현되는 액션 시퀀스의 첫 장면을 여는 순간이었다. 다음날에는 당시 생동감 넘치는 15라운드 경기를 찍는다. 이 장면은 감독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장면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촬영을 마친 직후 곽감독이 보여준 일부 몽타주 컷과 일부 신에서는 곽감독의 또다른 연출력을 엿볼 수 있어 작품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한다. 치열하게 살다간 운명적인 복서 김득구의 삶과 사랑을 그린 액션드라마 '챔피언'의 관건은 생전의 크고 작은 주요 경기들을 생생하게 펼치는 것. 모든 시합장면에서 제한된 사각의 링 안의 완벽한 구도 연출을 위해 애니메이션에서만 쓰여졌던 배우들의 모션캡쳐를 전 시퀀스에 활용했다. 국내 영화사상 처음으로 시도된 모션캡쳐는 배우들의 액션동작을 캡쳐하여, 가상공간에서 검증과 테스트를 거쳐 생동감 있는 영상을 창조한다. 촬영의 홍감독은 "여러장면의 경기모습이 보여진다. 여러가지 앵글로 모습을 잡는다. 처음 복싱을 배울때는 멀리서 객관적인 원샷으로 잡으며 마지막 경기에서는 얼굴을 풀샷으로 잡는 방식으로 접근을 달리 해 간다"면서 "마지막 장면은 아무도 보지 못했던 샷으로 갈 것으로 크게 기대해도 좋다"며 웃음을 보였다. 박연우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