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워크아웃 이후 재무구조가 개선됐고 주채권 은행의 도움을 받아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신제품도 양산할 계획이어서 2·4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서고 2015년 하반기에는 워크아웃을 졸업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강찬구(45·사진) 대양금속 대표는 지난 2일 경기도 광명 사무소에서 열린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워크아웃 졸업을 향한 청사진을 밝혔다.
강 대표는 "창립 이후 항상 수출 비중이 내수보다 높았지만 '키코 사태' 이후 지난 4년 동안 해외 고객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지 못하다 보니 수출과 내수 비중이 역전됐다"며 "주채권 은행인 SC은행이 투자은행 성격의 자본이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해외 매출처 확대 등 사업에도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양금속은 30년 전 중동 진출을 시작으로 터키·이탈리아·미국 등 세계 각지에 스테인리스 강종 제품을 수출해왔다. 2006년에는 한 달 평균 수출액이 2,000만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대양금속은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세계적인 구조조정 전문회사 알바레스앤드마샬(A&M)에서 독일과 미국으로의 수출 확대를 위한 컨설팅을 받았다. 대양금속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A&M이 확보한 해외 바이어들을 거래처로 확보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대양금속은 내년 1월부터는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독일 자동차 부품 시장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강 대표는 "현재 독일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배기계 계통 업체 한 곳, 조명 쪽 업체 한 곳과 협상을 하고 있다"며 "배기계 계통 업체 관련 매출은 내년 1월부터 발생하고 조명 쪽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잠재력은 훨씬 크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에 국내에 출시될 200계열 스테인리스 신제품도 대양금속의 빠른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국내 대형 가전업체와 함께 개발한 200계열 스테인리스 신제품을 내년 1·4분기에 양산할 계획"이라며 "이 제품은 매출 원가에서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을 80%에서 50%로 낮출 수 있을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내년 회사 전체 매출의 10% 정도를 차지할 효자 상품"이라고 덧붙였다.
200계열은 고급 강종인 304계열에 비해 니켈 함유량을 줄인 대신 망간 비중을 높여 가격을 낮춘 강종이다. 200계열 제품은 국내 전체 스테인리스 시장의 약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양금속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40%에 달한다.
강 대표는 "고객사들이 고가 제품인 304계열을 소재로 사용하다 보니 제품가격이 높아져 부담스러워했던 게 사실"이라며 "고개들은 비슷한 품질의 저가 상품을 원했고 그것이 바로 200계열 강종이었다"고 설명했다. 대양금속이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비싼 니켈은 적게 들어가면서도 품질은 비슷한 200계열 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최근 니켈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니켈 가격이 비싸 200계열 제품 개발을 요구했던 고객사들이 등을 돌리진 않았을까. 강 대표는 이에 대해 "니켈 가격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고객들은 200계열 제품에 만족하고 있어 제품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며 "앞으로 니켈 가격이 올라가면 304계열을 사용하던 고객사들이 200계열을 더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돼 이익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올 6월 빠른 위기 극복을 위해 작은아버지인 강석태 대양금속 부회장을 공동 대표로 선임했다. 시장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연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대양금속의 경영 상태는 빠르게 나아지고 있다. 대양금속의 부채 비율은 키코 사태 이후 한때 600%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300%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지난 3·4분기 영업손실은 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52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으며 당기순손실도 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2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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