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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신용사회 정착을 위해
입력2001-10-15 00:00:00
수정
2001.10.15 00:00:00
진념 부총리겸 재경부장관신용카드의 사용규모가 최근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대금결제목적의 신용카드사용금액은 99년 43조원에서 지난해 79조원으로 약 84% 증가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69조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이 신용카드의 사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최근 시행되고 있는 신용카드복권제도, 신용카드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등 정부시책에도 힘입은 바 크지만 보다 기본적으로는 우리 소비자들의 대금결제 문화가 종래의 현금방식에서 신용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데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비지출이 전년보다 9.6% 증가에 그친 점에 비해 신용카드의 사용금액이 거의 100% 수준으로 증가하였다는 사실이 뒷받침하고 있다.
'현금대신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행동양식의 변화는 사회전반의 투명성을 높이고 신용사회의 정착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세금 탈루를 방지함으로써 조세형평을 제고하는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첫째, 사회전반의 투명성 측면에서 보면 신용카드사용의 증가로 인해 자금흐름이 보다 투명해지고 각종 범죄와 지하경제가 제약을 받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의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신용카드 거래의 증가로 소비자에 대한 신용정보가 축적될 경우 소비자는 자신의 경제생활에 대하여 책임을 지게 되고 경제생활에 대하여 사회적 신뢰관계가 형성되는 등 신용사회의 조기정착이 이뤄질 것이다.
세째, 과세자료 양성화 측면에서 보면 최근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함에 따라 사업자의 과세소득이 저절로 드러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 동안 끊임없이 제기되어 오던 근로자와 사업자간 과세 불형평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는 계기가 조성되고 있다.
또한 사업자의 소득이 파악되면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업자의 국민연금보험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그간 세금을 덜 내온 계층의 부담이 증대됨에 따라 근로자 등 성실하게 세금을 내온 계층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여력도 생기게 된다.
정부는 여러 가지 긍정적 효과를 갖는 신용카드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연간 총 급여의 10%를 초과하여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경우 연말정산 시 그 초과사용금액의 20%를 소득공제를 해 주고 있으며, 신용카드 사용에 대하여 매월 11만 명에게 1만원에서 1억원까지 당첨금을 지급하는 복권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카드사간 과열경쟁으로 학생, 무소득자 등에게 무분별하게 카드가 발급됨으로써 발생하는 폐해를 줄이기 위하여 소득기준 등 카드 발급기준을 강화하고 카드사가 카드 발급시 지켜야 할 업무운용수칙 등을 마련하도록 하는 등 카드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 바 있다.
현재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하여 금번 정기국회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하여 인터넷상에서 이루어지는 불법 자금융통행위인 '카드깡'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하고, 도난 분실 또는 도용된 카드의 사용으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에 대하여 카드사가 보상하는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일부에서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높으므로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수료는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정부는 수수료 결정에 직접 개입하기 보다는 카드사간의 공정한 경쟁에 의해 수수료가 적정수준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신규진입 허용, 공시강화 등 시장여건을 개선해 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다.
긍정적 측면을 많이 갖고 있는 신용카드 사용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카드회사와 소비자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과열경쟁은 결과적으로 대손 위험을 증가시키고 카드사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카드업계는 무분별한 카드발급 등 지나친 과열경쟁을 지양하여야 한다.
또한 카드업계는 경영을 효율화함으로써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등 경쟁력 제고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일부 소비자는 신용카드로 과소비를 함으로써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있다.
신용카드는 소비자에 매우 유용한 제도이지만 카드사용에 대한 책임을 지지 못할 경우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분수에 넘치는 카드사용을 자제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신용카드 사용이 정착되면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와 부조리를 축소하고 신용사회의 조기정착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는 신용카드 사용을 활성화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신용카드 관련 법령 및 규정을 보완하는 등 각종 제도적 장치를 계속 개선해 나가고, 업계는 신용카드수수료인하와 무분별한 카드발행자제등 문제점을 개선해야 하며, 소비자들은 적은 금액이라도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습관을 길러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여전협회가 주최하고 재정경제부가 후원하는 '신용카드 바르게 사용하자'는 캠페인은 신용사회를 조기에 정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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