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ㆍ기업의 동시 신용불량
입력2003-12-18 00:00:00
수정
2003.12.18 00:00:00
민병권 기자
신용불량 기업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원리금 상환을 3개월 이상 연체해 신용불량으로 등록된 법인은 지난 10월말 현재 12만9,579개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의 11만3,082개사에 비해 무려 15.0%나 늘어났다. 작년의 경우 전년도 보다 3.0% 증가에 그친 것에 비할 때 올해의 신용불량기업은 지난해 보다 5배나 많이 늘어난 셈이다.
신용불량 기업이 급증하면 신규 대출이 중단되고 기존 대출금도 회수당할 뿐더러 근로자에 대한 임금 체불과 기업 부도, 실직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 10월말 현재 임금과 상여금 등이 체불된 근로자가 6,549개 사업장, 13만1,380명에 이른 것만 봐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임금체불액도 4,300억원에 육박, 전년 동기에 비해 40.5%나 늘어났다. 신용불량 기업이 늘어나면 현재 400만명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도 덩달아 늘어난다고 봐야 한다.
물론 신용불량 기업이 급증하는 것은 우리 기업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자금난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국내은행의 기업 여신비중을 무턱대고 늘리도록 권장할 수도 없는 게 우리 금융권의 실정이다. 부실화의 위험을 무릅쓰고 대출을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도 18일 요주의이하 여신 비중이 하락하고 있으나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나고 있어 중소업체의 부도율이 증가할 경우 금융권의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의 움직임으로 보아 국제 금리가 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진입하고 있어 새해에는 국내 금리의 상승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투자와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금리가 상승할 경우 기업의 경영 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부도율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시중의 유동성은 풍부한데도 기업의 자금난과 금융비용이 늘어나는 자금순환의 왜곡이 초래 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는 중장기 산업정책을 펼쳐야 한다. 아울러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지혜를 총동원해야 하리라고 본다. 일자리를 만들 터전인 기업이 신용불량이라는 중병에 걸려있다면 근로자들의 생존권 역시 보장 받지 못할 것이다. 개인과 기업 모두 신용불량으로 허덕인다면 우리 경제의 내일은 기대하기조차 힘들 것이다. 기업은 개인과 국가 모두에 소득의 원천이다. 당국이 기업의 신용불량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이유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