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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전쟁 D데이는] “이달말~내달초 공격 개시” 대세
입력2003-01-01 00:00:00
수정
2003.01.01 00:00:00
올해 국제사회 최대의 화두 미-이라크전 D데이는 언제일까.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것은 UN 무기사찰단의 최종보고서 제출이 예정된 이 달 27일. `미국 대 이라크`가 아닌 `국제사회 대 이라크`라는 명분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이 적어도 27일까지는 이라크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세인 가운데 북한 핵 문제가 공격 시점과 관련,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라크를 공격하려는 미국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가에 대한 도덕적 논쟁을 뒤로 하고 국제사회는 일단 미-이라크 전쟁 발생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중동은 물론 세계의 권력 구도가 재편될 미-이라크 전쟁의 발발 시점은 언제이며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파장은 무엇인지를 예측해본다.
▲UN사찰단 보고서 제출 직후가 유력=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에 비쳐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UN사찰단의 보고서가 제출된 직후인 이 달 마지막 주나 내달 초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이루어지는 것. UN을 무시한 독자주의를 밀어부치고 있다고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한 미국이 적어도 무기사찰단의 활동이 끝날 때까지는 기다릴 거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UN사찰단의 활동이 종결되면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양보할 만큼 했다`고 판단, 이라크 공격을 개시할 확률이 높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지난 달 제출된 이라크의 무기실태 보고서가 UN결의안에 대한 `실질적 위반`이라고 선언했음에도 미국이 전쟁 수순에 바로 돌입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군사작전 측면에서도 1월말~2월초가 돼야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크리스마스 직전 이라크 주변 지역에 배치된 미군은 6만 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공군과 해군이 그 대부분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본격적인 공격을 위해서는 5만~10만 정도의 지상군이 추가로 이 지역에 파견돼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기간은 4주~6주 정도다. 따라서 추가파병이 1월말경에 완료될 수 있다.
한편 공격시기가 이보다 늦춰져도 군사작전에 무리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미ㆍ영 공군이 이라크 영공을 이미 장악하고 있어서 지상군 투입 전 필요한 공습 기간이 상당히 단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걸프전 이래 지난 12년 간 미ㆍ영 공군이 이라크의 방공시설을 지속적으로 파괴해 온 결과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2월21일 심야에 시작될 것이라는 일부 영국 언론의 보도도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UN보고서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없다고 분명히 선언하면 이라크 공격 계획이 상당히 지연될 확률도 있다. 실제 미 중앙정보국(CIA)은 지난해 10월 미 상원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은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밝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를 고려하면 UN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찾을 수 없다고 선언할 개연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27일 이전 조기 공격설도 `솔솔`=이 달 말 UN 무기사찰단의 활동종결 이전 미국이 조기에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두되는 것은 부시 미 행정부가 UN사찰단 활동에 기본적으로 회의적이라는 점 때문. 부시 행정부는 UN이 이라크의 지연전술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으며 UN이 지지하지 않더라도 미국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이라크를 공격할 수 있다고 수차례 밝혀 왔다.
UN활동종결 전 공격설에 따르면 이라크-미군 간 소규모 충돌이 전면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 미ㆍ영 공군기들의 이라크 남부와 북부에 대한 정찰비행 및 공습의 횟수가 최근 급격히 증가했고, 이를 자국에 대한 주권 침해로 규정하는 이라크가 항공기를 격추해 인명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같은 상황은 전쟁 발발 가능성을 그 만큼 높이고 있다. 또 이라크의 UN무기사찰 활동 방해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핵 등 변수도 많아=현재 미국의 이라크 공격 시점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는 급부상하고 있는 북한 핵 문제.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미국은 북한과 이라크에서 동시에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밝힌 바 있기는 하지만, 이 같은 언급은 반대로 미국의 동시전쟁 수행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무력카드를 유효한 것으로 남겨 놓기 위해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크게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 내외로 확산되고 있는 반전 여론도 변수다. 미 행정부는 UN보고서가 제출되는 이 달 말까지는 주요 국들의 동조를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이지만, 성공여부는 아직 단정하기 힘들다. 이 외에도 UN무기사찰단의 활동이 예정대로 이 달 27일 종결될 것인가와 최종보고서가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도 D데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라크와 UN사이에 절차상의 문제로 사찰활동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고, 또 최종보고서가 미국이 예상했던 바와 다르게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대환기자 <경제학박사> d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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