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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다시 놓인 성수대교/「안전제일」 다리로 거듭났다

◎한강다리중 첫 트러스공법/43톤까지 통행가능 “1등교”/영사감리… 진도 5에도 거뜬지난 94년 10월21일 상오 7시40분. 우리의 눈을 의심케 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성수대교 상판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등교길 학생들과 출근길 시민 32명이 어이없이 숨져갔다.성수대교 붕괴사건은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 주었다. 「건설 한국」의 이미지도 무너졌다. 그로부터 33개월이 흐른 3일. 성수대교는 다시 태어났다. 희생을 딛고, 아픔을 딛고, 불명예를 딛고… 성수대교는 이제 더이상 두동강난 흉물의 모습이 아니다. 32명의 목숨을 앗아간 슬픔의 흔적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성수대교의 영혼들은 말한다. 슬픈 흔적은 지우되 성수대교가 남긴 교훈은 결코 잊지 말라고.<편집자주> ◇새로 태어난 성수대교 다시 태어난 성수대교는 「안전 제일의 다리」다. 억울하게 숨져간 32명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안전을 가장 중요한 건설 기준으로 삼았다. 지난 95년 4월21일 공사에 들어가 2년 9개월이 걸렸다. 공사비만도 7백80억원. 공사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진 것은 안전에 만전을 기한 까닭이다. 또 끊어진 상판만 보수하려던 계획을 바꿔 상판 전체를 새로 놓았기 때문이다. 한강 다리중 최초로 트러스(철골구조)공법으로 건설됐다. 붕괴 이전까지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혔던 이 다리는 이제 「가장 튼튼한 다리」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감리는 영국의 RPT사가 맡았고 진도 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 됐다. 설계 하중이 DB24로 32.4t까지만 통행을 허용하던 2등교에서 43.2t까지 가능한 1등교로 교량 성능을 높였다. 하부 구조는 땅밑의 암반까지 모두 기초를 다시 다졌다. 트러스 연결부위의 핀을 보강하기 위해 보강장치를 4중으로 설치했다. 다른 교량이 맞대기 용접으로 표면만 연결했던 것과는 달리 X자형 용접으로 완벽을 기했다. 강재의 단면도 두껍게 했다. 수직재의 두께는 30㎜에서 50㎜로, 나머지 강재는 16㎜에서 26㎜로 강화했다. 수직재가 부러졌을 때도 교량이 무너지지 않도록 낙교방지턱을 두었다. 교량을 배열할 때 인공위성을 이용한 첨단측량기법을 사용했으며 중요한 공정 때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부작용을 예방했다. 붕괴의 원인이 됐던 서스펜드트러스(교각에 걸치지 않는 트러스)도 핀으로만 이어놓던 것을 핀과 받침대로 연결해 안전도를 높였다. 교량 상판은 콘크리트슬라브에서 철강상판으로 바꿨다. 교량 무게가 줄어져 그만큼 트러스와 교각 등이 하중을 덜 받게 됐다. 서울시 건설안전관리본부 김영걸 교량관리부장은 『성수대교처럼 철저하게 시공한 다리는 외국에서도 보기 힘들다』며 『안전과 관련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미관에도 신경을 썼다. 특수조명시설인 나트륨 등 1백68개를 설치해 파리 세느강의 다리처럼 아름다운 야경을 제공한다. ◇달라지는 교통여건=그동안 우회 운행해온 235번 도시형버스 등 6개 노선 1백39대의 시내버스가 성수대교로 다시 오간다. 체증을 빚던 영동·동호·한남·잠실대교 등 주변 교량의 혼잡도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를 잇는 진출입램프가 성수대교 확장공사가 끝나는 2001년이라야 개통돼 정작 성수대교는 그때까지 밀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성수대교 남단 언주로는 왕복 8차로, 북단 언주로는 6차로인데 반해 성수대교는 4차로에 불과해 연말쯤 언주로와 분당신도시를 잇는 구룡터널이 개통되면 체증이 심해질 것이다. ◇확장공사 계획= 성수대교는 오는 9월 확장공사에 들어간다. 2003년까지 교량 양쪽에 3개씩의 차로를 새로 만들어 모두 10차선의 다리로 넓힌다. 확장공사는 공개 입찰에 부쳐지는데 무너진 성수대교를 건설했던 동아건설, 보수공사에 참여한 현대건설 등 대형 업체들이 수주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위령비를 성수대교 북쪽 뚝섬 고수부지에 건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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