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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인사 '태풍' 사장경질 잇따라

낙하산 시비와 정실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공기업들에 인사 회오리가 불고 있다. 특히 사장와 감사 등 주요임원 임명 이후에는 직간접적인 간섭이 없었던 기존의 행태에서 벗어나 사장을 끌어내리거나 이사 직접투표 등 다양한 실험이 진행돼 파장이 예상된다. 17일 산업자원부 등에 따르면 대한광업진흥공사는 공기업 최초로 임원급인 상임이사를 전 직원의 직접투표로 선출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이는 지난 14일 오강현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대해 비상임(사외)이사들이 해임을 결의한 뒤 곧바로 이어진 메가톤급 인사 실험이어서 공기업 경영진들이 긴장하고 있다. 정부 투자기관 임원급 이사의 인사권을 직원에게 넘겨준 것과 재직중인 사장을 이사회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은 모두 공기업 역사상 처음 있는 일들이다. 또 이 같은 강력한 인사개혁 드라이브는 대개 산업자원부 산하 기관에서 나온 것이어서 또다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산자부 산하기관들 중 인사와 관련한 내홍을 겪고 있는 곳은 이곳들만이 아니다. 오영교 전 사장의 행정자치부 장관 입각으로 공석이 된 KOTRA 사장의 경우 전직 장관과 산자부 출신 전 1급 관료, KOTRA 부사장급 인사 등 3명이 물망에 올랐지만 청와대를 포함한 윗선에서 재검토 지시가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성 부족과 직급이 격에 맞지 않은 점 등 다양한 이유가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공기업 인사 개혁 드라이브에는 정부 최고위층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의견도 설득력있게 제시되고 있다. 가스공사와 광진공의 경우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 핵심과의 각별한 인연이 널리 알려진 인사들이 포진한 곳이다. 최근 이희범 산자부장관을 만나 신임 상임이사 임명 제청과 관련, 투명하고 공개적인 인사 차원에서 이같은 선출방안을 설명하고 승인을 얻어낸 광진공의 박양수 사장은 대표적인 친노(盧) 인사로 알려져 있다.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 사장의 경우 DJ와의 인연이 두드러진 동교동계 당료 출신이지만 열린우리당 창당의 실무작업을 맡았고 17대 국회 입성도 양보해 노 대통령이 마음의 빚을 진 인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가스공사 사외이사들 중에도 고위층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사외이사 중 한명인 이학영 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정찬용 전 인사수석의 후임으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인사 실험이 공기업 개혁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지나친 입김으로 투명성이 결여되고 주주 보다 고위층의 의중 파악에만 치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임원을 직원투표로 뽑으면 능력보다 인기 위주 인사로 흐를 수 있고 사내 파벌이 더욱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상장사의 경우 사장을 심각한 하자 없이 경질할 경우 회사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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