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 이은 기자회견에서 “금리 0.25%포인트 인하가 (경기 방어에) 충분하다. 과잉 대응은 경기 악화에 대한 기대심리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하 시기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지금 대처하는 것이 상황 악화를 막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물가가 크게 오를만한 위험도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기준금리 0.25%포인트 내린 것이 경기 방어에 충분한가.
▦ 0.50%포인트 인하 논의는 없었다. 그렇게 할 필요까진 없었다고 본다. 대외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됐지만 대외 문제에 과잉 대응한다면 경기악화에 대한 부적절한 기대심리를 만들 수도 있다.
-오늘 인하로 정책 여력이 줄었는데.
▦ 지금 대처하느냐, 나중에 대처하느냐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 대처하는 것이 상황 악화를 막는다는 점에서 더 바람직하다 생각한다. 통화정책의 효과는 선제적 대응에서 비롯된다. 다른 여건을 고려해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물가상승 위험이 커진 것 아닌가.
▦ 경제는 성장과 물가 간의 선택의 문제다. 물가 안정목표 상한을 낮춘 것은 예측대로라면 물가가 크게 오를만한 위험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과거에 금리 조정이 1년후 물가를 0.05%포인트 정도 올린 적은 있지만 의사결정에 큰 고려사항은 아니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3% 정도다.
-경제성장률 2.4%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위험 남아있나.
▦ 오늘 오후 세부전망 브리핑에서 자세히 말하겠다.
-환율 절상에 대해 국제적인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 한국, 브라질, 호주도 금리를 내렸다. ‘환율전쟁’의 재현 아닌가.
▦ 예나 지금이나 환율전쟁이라는 말을 쓸 계획은 없다. 단기적으로 명목변수도 중요하다. 민감하게 변화할 수밖에 없다. 미국 3차 양적완화(QE3) 효과를 예측해서 평가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그러나 QE2의 경우에는 (수입)상품가격이 오른 시기와 비슷하다. 그러한 부정적인 파급효과(negative spil-over)가 있는 것은 안다.
-기준금리 다시 2%대로 내려왔다. 총재나 금통위원이 생각하는 적정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 금통위는 하나의 회의체다. 한은 나름대로 숫자가 있으나 밝히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국내총생산(GDP)갭률이 내년에도 마이너스(-)를 이어가나.
▦ GDP갭률은 우리나라가 능력보다 몇 %만큼 더 혹은 덜 생산하느냐는 의미다. 적어도 1~2분기 이상 마이너스가 이어질 것이다.
-물가목표제 범위를 줄이고 중심선 폐지했다. 최근 물가 안정은 한은의 영향보다는 기저효과 등 다른 요인 때문 아닌가.
▦ 정부정책, 대외수요 하락 등에 의한 효과도 있다. 내년에 물가상승률 2.7%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더 큰 노력을 하고 있다고 이해해달라.
-우리를 비롯해 최근 양적 완화 기조가 세계적인 대세다. 어떤 부작용이 가장 우려되나.
▦ 선진국의 양적 완화 정책의 기저엔 그들의 금리가 이미 0%라는 점이 있다. 더 내릴 수 없으니 양적 완화 정책을 내놓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 전통적인 수단(금리)을 갖고 운용하고 있다. 양적 완화 정책이라 보기 어렵다. 물가상승, 가계부채 등의 우려가 있는 것은 안다. 금리를 내리면 금리, 성장 경로를 통해 가계부채 상환에 도움이 된다. 저축은 줄어들 수 있지만 현재 이미 저축률이 낮아서 문제는 별로 없다.
-오늘 발표한 물가안정목표치에 대한 견해는.
▦ 오늘 물가안정목표제를 통해 중앙은행의 의지를 밝혔다. 앞으로 훨씬 더 강력한 의지와 면밀한 정책을 펴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평가받을 것이다. 2011년도 물가 변동의 60%가 (중앙은행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공급측면에서 왔다. 2010년도 거의 절반 정도가 공급측면이다. 그러나 우리가 선진 경제로 가려면 일반 경제주체들의 물가 기대심리를 낮춰야 하기 때문에 목표 상한선을 내려 잡았다. 총액한도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의 반도 안된다. 앞으로 금융소외계층의 접근성을 키우고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돕는 등 중앙은행의 역할을 더 확대할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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