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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물보다 진하다”/사돈기업 협력 는다
입력1997-04-05 00:00:00
수정
1997.04.05 00:00:00
문주용 기자
◎금호미원유화 LG극동가스 인수 “입증”/자녀결혼 금호대우 제휴사업 가장 활발/동서지간 금호해태 중 식품사업서 공조사돈관계에 있는 그룹들끼리 계열사를 인수합병(M&A) 하거나 해외 또는 신규사업에 공동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불황기 구조조정기가 본격화하면서 사업관계에서도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상식이 새삼 검증되고 있는 것이다.
금호그룹은 지난 3월31일 미원그룹의 임창욱 회장과 미원문화재단이 갖고 있던 (주)미원유화 주식 25.1%를 4백72억원에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했다. 금호의 박성용 명예회장은 미원 임회장의 부인인 박현주 여사(44)의 큰 오빠로 임회장에게는 처남인 셈이다.
금호의 미원유화 인수는 적대적인 기업인수합병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공동구조 조정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사돈관계의 위력이 증명됐다는 평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하는 격이다.
이에 앞서 LG그룹이 지난달 26일 극동도시가스의 장회장지분 51%를 인수한 것도 그 이면에는 최고경영진간의 사돈관계가 한몫 했다. 극동도시가스 장홍선 회장의 딸이 구자경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인 구자두 LG유통 부회장의 며느리이다. 금호그룹은 또 지난달 28일 중국 청도에 금호식품유한공사를 설립, 식품부문에 경험이 많은 해태그룹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대신 기술자문을 받기로 한 것도 사돈관계가 밑바탕이 됐다.
두 그룹은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부인과 박건배 해태그룹 회장의 부인이 친자매사이여서 서로 동서관계인데다 같은 호남지역 그룹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이밖에 박정구 회장의 장녀 은형씨(28)가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아들 선협씨와 결혼, 사돈관계를 맺은 것을 계기로 두그룹간 협력이 활발하다.
최근 두그룹은 미국의 개인휴대 위성이동통신(GMPCS)업체인 TRW사가 주도하는 오디세이 위성통신사업에 공동으로 지분 참여했다. 또 금호의 아시아나항공과 대우의 대우중공업이 지난해 12월 공동 제휴에 합의, 아시아나항공은 보잉과 에어버스 등 외국 항공기제작사로부터 도입하는 항공기에 대해 대우가 항공기 부품을 납품키로 했다.
최고경영자간에 혼맥으로 얽히고 얽혀 있는 국내 기업에서 이같은 사돈관계가 본격화하고 있는 구조조정과 M&A시장에서 어떤 위력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문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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