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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추경 불구 메르스 여진… 3분기에도 경기호전 속도 더딜 듯

■ 메르스 사실상 종식, 기업 내수회복 총력


정부가 사실상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종식을 선언했지만 메르스가 우리 거시경제에 남긴 상처는 너무 깊었다. 경제성장률을 연간 0.3%포인트나 뚝 떨어뜨려 올 성장률 전망치를 2%대(2.8%·한국은행)로 낮추는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일단 시계를 과거로 되돌려보면 지난 4~5월까지만 해도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았다. 수출이 흔들리지만 주택거래 호황, 주가 상승에 의한 '자산 효과'로 민간소비가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지난해 8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단행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와 저유가의 약발도 본격적으로 나타날 시기였다. 실제 4월과 5월 소매판매 증감률은 전년 대비 각각 4.9%, 3.5% 상승했다.

하지만 메르스가 찬물을 끼얹었다. 국민 대다수가 외출을 자제해 대형마트·백화점·영화관·놀이공원 등의 매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세월호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해 매출보다도 두 자릿수 이상의 감소를 보였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9포인트로 5월(105포인트)보다 무려 6포인트나 급전직하했다. 외국인 관광객도 급감해 연간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내리기도(한은 추산) 했다.

지난해 세월호 사태의 파장을 과소평가했던 정부와 한은은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한은은 메르스가 극에 달했던 6월11일 기준금리를 1.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정부도 물자·장비 구매, 의료진 파견 등을 위한 500억원 규모의 예비비 지출안을 긴급 심의·의결했으며 6월 말에는 추가경정예산안도 편성했다.



메르스는 종식됐지만 여진은 3·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이 여름휴가 계획을 한창 짤 때인 6월에 메르스가 터져 관광객 수 회복이 3·4분기에도 본격화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소비도 막대한 가계부채, 빠른 고령화 등으로 기반 자체가 워낙 취약한데다 흐름 자체가 꺾여 앞날이 밝지 않다.

전문가들은 2·4분기 가라앉았던 경기가 금리 인하와 추경 집행 등으로 3·4분기에 그나마 호전되겠지만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3.1%)는 물론 한국은행(2.8%)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추경 규모가 경기를 강한 반등으로 이끌기에는 부족한데다 메르스의 여진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성장엔진인 수출 전선이 워낙 불안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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