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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영화

스크린쿼터 축소…피해 클듯<br>정부 핵심 산업부문 위해 문화산업 양보<br>투자위축·경쟁심화로 다양성 상실 우려도


이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스크린쿼터는 최근 한국 영화의 불황과 맞물려 문화계로부터 크게 관심을 끌어온 부분이다. 영화계가 최후의 보루로 마지막까지 주장했던 것은 향후 점유율 하락시 재협상할 수 있다는 전제를 단 ‘미래유보’. 하지만 미래유보만은 지켜달라는 영화계의 요구와는 달리 핵심 산업 부문을 위해 문화산업을 ‘양보’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재조정이 불가능한 ‘현재유보’로 스크린쿼터가 조정됨으로써 영화계는 직간접적인 피해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영화계는 “영화산업이 바닥을 쳤을 때 회생의 기본 토대가 없어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크린쿼터 축소로 인해 한국 영화의 투자위기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큰 문제. 한국영화는 지난해부터 수익성 하락으로 극심한 투자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점령한 데도 이 같은 투자부진의 영향이 크다. 이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시장에 민감한 투자금이 쿼터 축소로 더욱 동결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승재 LJ필름 대표는 “투자위축을 스크린쿼터 탓으로 돌리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할리우드에 비해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국내 상황에서 쿼터 축소가 투자위축의 장기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투자위축과 경쟁 심화로 인해 영화 전체의 다양성이 상실될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해외 영화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관객 동원이 확실한 상업영화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DVDㆍ비디오 등 2차 부가판권 시장의 붕괴로 수입의 90%를 극장 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영화계의 현실은 이를 더욱 부채질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하에 한국 영화계는 해외시장 개척 등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는 것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 한류(韓流)의 부진으로 쉽지 않은 입장이다. 김혜준 영화위원회 사무국장은 “중국 등의 경우 보호주의적 경향이 강해 개방정책이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한편 영화계의 또 다른 축인 극장업계는 쿼터에 대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전망이다. 멀티플렉스 영화체인인 CGV의 한 관계자는 “한국영화의 경쟁력이 외화보다 뛰어나게 높은 상황에서는 스크린쿼터를 통한 보호보다는 시장논리로 움직이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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