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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I-월드] 인터넷은 여자산업

[김재원의 I-월드] 인터넷은 여자산업컴퓨터의 편리성에 대한 예찬은 끝이 없지만 시인 최영미는 그의 시집 「스물아홉, 잔치는 끝났다」에서 컴퓨터가 남자보다 마음에 든다고까지 노래한다. 그렇게 정확하게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는 컴퓨터. 그래서 마침내 「컴퓨터와 X하고 싶다」고 까지 비약한다. 말 안 들어주는 인간에 비해 유저(USER)의 마음을 능히 헤아리는 것이 컴퓨터이니까. 아직 인터넷이 우리나라에 크게 보급되기 전인 90년대에 이 시를 쓴 최영미가 인터넷시대인 지금쯤은 어떻게컴퓨터를 예찬할지 궁금하다. ■ 인터넷은 여자산업 인터넷을 배운 다음 따분하던 일상이 활기를 되찾았다고 말하는 여성이 뜻밖에 많다. 정부가 후원한 인터넷 주부교실 수료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그 숫자가 이미 200만을 육박하고 있고 한국의 인터넷 인구가 1,500만이라니. 거기에다 도메인 보유 숫자는 미국 다음으로 한국이 전세계 2위라니 숫자만 가지고 따진다면 한국은 인터넷 선진국에 틀림 없다. 그런데 여성주간인 지금 인터넷 선진국 치고는 여성에 대한 배려나 여성의 위상은 아직도 멀었다고 보여진다. 인터넷은 전업주부들을 따분함으로부터 구제한다. 서울 시내 헬스클럽 지배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헬스클럽에는 하루 5시간 이상 머물거나, 하루 1번 이상 들르는 여성회원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인터넷을 배우면 그 일상적인 따분함으로부터 구제된다. 인터넷을 배워 처음 이메일을 주고 받았을 때의 기분은 첫사랑의 고백을 들었을 때의 감동과 비슷했다고까지 말한다. 인터넷은 여자산업이라고 한다. 직장이라는 공간적 제한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라는 시간적 제한을 벗어날 수 있어서도 그렇다. 인터넷은 시간과 공간의 자유를 그 종사자들에게 허용한다. 따라서 결혼하여 일자리가 없다는 여성들, 남자들의 일터도 부족한데 어찌 결혼한 여자에게 자리를? 하던 관념으로부터도 해방이다. ■ 여성의 일자리는 지켜져야 벤처사업가 가운데 여성이 많다. 이미 성공하고 있는 여성 인터넷 사업가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들을 눈여겨 보는 것은 매스컴만이 아니다. 그들의 성공은 단순한 사업상의 성공이 아니라 이 나라 여성의 능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인터넷의 발전이 바로 여성의 발전이다. 그런가 하면 여성 취업의 숫자가 많은 보험 설계사 측에서는 인터넷을 달갑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인터넷으로 보험을 권유하게 되면 설계사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염려에서다. 여러 분야에서 인터넷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설계사 같은 직업은 마주 앉아 상대의 마음을 열어야 되는 일이라, 컴퓨터 보다는 설계사가 그 일을 훨씬 더 잘하리라고 믿는다. 어쩌면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직업 가운데 하나가 보험설계사가 아니냐는 의견에 많은 보험회사 간부들도 동의하고 있다. 컴퓨터가 인간의 일자리를 많이 대신하고 있지만 여성들의 일자리만은 그러지 말라고 권하고 싶은 것은 지금이 여성주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코리아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 입력시간 2000/07/07 10:5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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