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통계는 대회가 끝났다고 말해주고 있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3라운드가 끝난 뒤 어니 엘스(남아공)가 남긴 말이다.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게 됐기 때문이다. 우즈의 ‘우승방정식’ 제1 법칙은 ‘최종일 역전불허’다. 3라운드까지 선두로 나선 32개 대회에서 딱 1차례를 제외하고 31번 우승을 거뒀다. 메이저대회에선 12전12승으로 승률 100%의 ‘신화’를 이어왔다. 더구나 최근 11년간 이 대회 우승자는 챔피언 조에서 나왔다. 우즈는 12일(한국시간)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CC(파70ㆍ7,131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1언더파 69타를 보태 중간합계 7언더파 203타를 기록했다.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린 그는 대회 2연패와 4번째 우승, 그리고 통산 13번째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 뒀다. 이날 역시 1타를 줄인 2위 스티븐 에임스(합계 4언더파ㆍ캐나다)와는 3타차. 우디 오스틴(미국)이 3언더파로 3위, 존 센덴(호주)이 2언더파 4위로 뒤를 이었고 엘스가 6타차 5위에 자리했다. 난생 처음 챔피언 조에서 메이저대회 최종라운드를 치르게 된 에임스는 지난해 2월 메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우즈에 9홀차로 패한 경험이 있다. 2라운드에서 메이저대회 18홀 최소타 타이(7언더파 63타)를 작성하며 선두로 뛰어오른 우즈는 이날 버디 2, 보기 1개로 타수를 크게 줄이진 못했지만 2위와의 거리는 오히려 2타에서 3타로 벌리면서 순항했다. 작년 이 대회 우승 이후 메이저 무관에 그쳤던 그는 “오늘 목표는 언더파를 치고 선두를 지키는 것이었는데 모두 이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경주(37ㆍ나이키골프)는 공동6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지난 이틀 동안 버디 단 1개에 그쳐 공동19위에 처졌던 최경주는 이날 버디 4, 보기 2개로 2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합계 이븐파가 된 그는 선두 우즈를 따라잡기는 사실상 힘들어졌으나 공동6위였던 자신의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을 경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섭씨 38도에 이르는 무더위를 이겨내고 모처럼 샷이 살아났지만 10m가 넘는 이글 퍼트가 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간 13번홀(파5)과 버디 퍼트가 홀에 조금 못 미쳤던 14번홀(파3) 등은 아쉬운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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