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9일 아쿠쉬네트 인수작업을 마무리한 후 미국 본사ㆍ지사는 물론 세계 18개국 지사를 방문하느라 지구 두 바퀴를 돌았습니다. 앞으로 휠라의 성공 노하우를 접목해 골프의류부문을 강화, 중국 등에서 타이틀리스트 제품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프랜차이즈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세계 1위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 등을 보유한 세계 최대 골프용품업체 아쿠쉬네트를 인수한 필라코리아의 윤윤수 회장이 31일(현지시간) 아쿠쉬네트 본사가 있는 미국 메사추세츠주 페어헤이븐에서 인수 이후 처음으로 현지 언론과 한국 특파원 등을 만났다. 보스턴 남쪽에 위치한 페어헤이븐은 과거 고래잡이로 유명했던 도시로 아쿠쉬네트는 이 지역 최고의 기업이다. 윤 회장은 새로운 오너십과 아쿠쉬네트 임직원이 유기적ㆍ화학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쿠쉬네트에 한국 임직원이 윤 회장과 박정안 최고재무책임자(CFO) 단 둘뿐인 것도 이 때문이다. 윤 회장은 "경영은 원칙적으로 (아쿠쉬네트 경영진에) 맡기고 가이드만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2년간 기업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직원들이 받아왔던 임금을 유지해주며 주주들이 원하는 성과를 낼 경우 추가 인센티브도 주겠다고 약속했다. 윤 회장의 이러한 노력에 콧대 높던 아쿠쉬네트 직원들이 마음을 열었고 글로벌 경영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아쿠쉬네트 직원들은 평균 근속연수가 16.8년에 이를 정도로 회사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크다. 윤 회장은 "골프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 가치와 제품의 품질"이라며 "보면 볼수록 아쿠쉬네트는 대단한 회사"라고 말했다. 윤 회장이 또 하나 신경 쓰는 부분은 너무 강한 한국 색채다. 이날 현지 기자들도 '본사를 옮길 것인가' '휠라와 합병할 것인가' 등을 질문해 여전히 경계심이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 그는 "타이틀리스트는 미국의 자존심이다. 한국이 인수했다는 것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며 "아쿠쉬네트에 국민연금ㆍ미래에셋 등 국내 여러 기관이 투자했다는 점에서 한국 국민이 산 것이기 때문에 더욱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회사의 사업전망에 대해 그는 매우 낙관적이다. 휠라의 강점과 성공 노하우를 접목해 골프의류부문을 강화, 타이틀리스트 브랜드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플래그십매장 프랜차이즈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떠오르는 중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면 급속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연간 13억달러 수준인 아쿠쉬네트의 매출구조는 골프볼 50%, 골프채 25%, 의류 등 기타 25%다. 반면 전체 골프용품시장은 골프의류가 50%를 차지한다. 윤 회장은 당장 내년 하반기 한국에 시범매장을 설치한 뒤 오는 2013년부터 중국 베이징ㆍ상하이ㆍ선전 등에 플래그십매장을 설치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 내 850개 휠라 매장에는 회사 자본이 투자된 곳이 없지만 수익이 나면 자동적으로 투자가 몰려온다"며 "중국에도 이 같은 방식으로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중국 시장의 잠재력 등을 감안할 때 회사의 성장성ㆍ수익성은 매우 좋을 것"이라며"돈이 눈앞에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의 골프 인구는 5,200만명으로 매년 20% 이상 늘어나고 있다. 골프용품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46억달러로 추산되지만 골프용품ㆍ골프장 등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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