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바일 메신저로 거듭난 라인(Line)이 태국에서 생활 플랫폼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올 연초 기준으로 글로벌 가입자 6억 명을 넘어선 라인이 태국에서 식료품까지 아우르는 일용품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확대하는가 하면 동영상 채널로 현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미 전체인구의 50% 이상이 라인을 사용하는 태국를 전초기지 삼아 동남아에서 1위 모바일 메신저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8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라인은 최근 태국 현지에서 라인의 모바일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라인 샵'을 통해 식료품까지 판매 상품을 다양화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라인은 '칩 슈어 슈어(Cheap Sure Sure)'라는 '반값 할인 행사'를 다음 달 3일까지 진행한다.
이 외에도 라인은 앞으로 또 다른 쇼핑 계정인 라인 '핫딜·핫 브랜드'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배달은 이커머스(e-commerce) 업체인 '에이커머스'와 협력한다.
또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수출 창구 역할도 맡는다. 라인 샵에 '한국관(가칭)'이 개설돼 화장품이나 한류 관련 상품, 캐릭터 티셔츠, 휴대전화 케이스, 친환경 식기 등이 판매될 예정이다. 세라젬 헬스앤뷰티, 의류업체 웨니스 등 9개 업체가 참여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방콕 무역관은 "참여 업체들은 올해 약 12만 달러(약 1억3,000만 원) 상당의 수출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라인 TV'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지 엔터테인먼트 시장 점유율 70%인 GMM그래미를 비롯해 GTH, 트루뮤직 등과 콘텐츠 공급 제휴를 맺었고, 라인 TV로 상영된 공포드라마 '써틴 테러스'는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라인은 자체 제작한 소지섭 주연의 웹드라마 '좋은 날'을 상영하기도 했다. 이밖에 현지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한 어학사전 앱 '라인 딕셔너리'는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라인이 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로 태국 시장 자체 규모 뿐 아니라 다른 동남아 국가로의 확장성 때문이다. 라인 관계자는 "태국은 약 6,770만 명으로 세계에서 스무 번째로 인구가 많아 일본 다음으로 큰 시장이고, 스마트폰 이용률도 높다"며 "특히 동남아시아 권역에서 차지하는 영향력도 커서 라오스나 캄보디아 등 나라로 전파할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의 라인 이용자는 3,6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3% 가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라인이 태국을 포함해 동남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들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