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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 Stroy] 이희자 루펜리 대표

종갓집 맏며느리·세 아이의 엄마에서 음식물처리기 사장으로 제2인생 시작<br>창업 5년만에 매출 520억 돌파 기염… 해외진출 확대·사업다각화로 성공가도<br>일찍 퇴근하는 날엔 저녁상 직접 차려




SetSectionName(); [CEO & Stroy] 이희자 루펜리 대표 종갓집 맏며느리·세 아이의 엄마에서 음식물처리기 사장으로 제2인생 시작창업 5년만에 매출 520억 돌파 기염… 해외진출 확대·사업다각화로 성공가도일찍 퇴근하는 날엔 저녁상 직접 차려 이유미기자 yium@sed.co.kr 사진=김동호 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옛말에 나이 50이면 지천명(知天命), 하늘의 뜻을 안다고 했다. 종갓집 맏며느리에 세 아이의 엄마로 손에 물 마를 날 없던 평범했던 한 가정주부는 우리 나이 쉰에 접어들던 어느 해 사업가라는 새로운 소명에 눈을 떴다. '여자가 어디 사업을 한다고 나서냐'는 집안 어른들의 반대와 남편이 내민 이혼서류에도 꿋꿋하게 버텨낸 그는 7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벤처사업가이자 여성 창업자들의 '로망'으로, 그리고 여전히 행복한 주부로 인생의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음식물처리기 사업으로 시작해 최근 건자재 사업까지 사업영역을 넓힌 루펜리의 이희자(57ㆍ사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경남 밀양의 종갓집 6남매의 맏며느리로 시집을 가 한 해에 10번이 넘는 제사와 가족행사를 억척스럽게 챙기며 세 남매를 키워오던 이 대표의 인생을 바꾼 것은 한 권의 책이었다. 만 49살이 되던 2003년 이주향씨의 '운명을 디자인하는 여자'라는 책에서 크게 자극을 받은 그는 이내 창업을 결심했다. "쉰살이 가깝도록 누군가의 엄마ㆍ아내ㆍ며느리로만 살면서 항상 조연 역할만 해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인생인데 내 스스로가 주인공인 적이 한번도 없었던 거죠." 마침 무역업을 하던 남편의 사업이 기울면서 인건비라도 줄여보겠다고 사무실에 출근하던 그는 우연히 접한 외국업체의 음식물처리기 제품에 '꽂혔다'고 한다. 주부들이 쓰기에 가장 편리하고 적합한 제품을 만든다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주부가 사용하는 제품은 주부가 그 누구보다 제일 잘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물론 주변의 반대는 거셌다. 집안 어른들과 남편은 '여자가 어디서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느냐'며 거세게 만류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대표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그는 결국 남편 몰래 사무실을 차리고 직원 네 명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자본금으로는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대출받은 3억원, 그리고 '자신의 세 아이가 담보'라며 지인들을 설득해 융통한 돈 2억원 등 모두 5억원을 마련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갖춰놓고 사업을 시작할 순 없다"는 것이 그의 창업 지론이다. 절반 정도만 계획이 갖춰지면 일단 실행에 옮기고 필요한 부분은 수정을 해나가면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몰래 시작한 사업은 두 달도 안 돼 남편에게 들통이 났다. 그리고 며칠 뒤 사무실 근처로 찾아온 남편은 이혼서류를 불쑥 내밀었다. "사업을 계속 하려면 도장부터 찍으라"는 남편의 말에 그는 서슴없이 도장을 찍었다. "그때는 사업을 하고 싶은 열망이 커서 그랬는데 결국은 남편이 두 손 두 발 다 들더라"고 그는 회상했다. 우여곡절 끝에 그가 개발해 내놓은 음식물처리기 루펜은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주부들이 사용하는 제품은 사용이 간편하고 무엇보다 디자인이 예뻐야 한다는 이 대표의 생각이 적중했다. 루펜은 2004년 첫해 매출 8억원으로 시작해 2008년에는 52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벤처업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순간 시련이 찾아왔다. 사업이 승승장구하던 2008년 여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음식물처리기의 전기세가 도마 위에 오른 뒤 매출은 급전직하하기 시작했다. 추석을 앞두고 기업체의 선물용 주문을 받아 미리 생산했던 물량 5만대가 모두 취소 처리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는 유동성을 크게 악화시키며 회사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때 그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국내에서 자존심에 적잖이 상처를 입은 그는 해외에서 인정받아 국내 시장에 당당하게 재입성하겠다는 오기가 생겼다고 한다. 그때부터 국내에서 이 대표를 만나보기 어려워졌다. 제품 카탈로그를 들고 유럽과 동남아시아ㆍ중동 등 각국으로 직접 영업을 뛰어다닌 그의 여권에는 작년 한 해에만 20여개국의 출입국 도장이 찍혔을 정도다. 지금까지 결과는 괜찮은 편이다. 해외 바이어들로부터도 크게 호평을 받은 루펜은 현재 아일랜드에서 3만5,000대 수출계약이 체결됐으며 영국ㆍ독일ㆍ프랑스ㆍ이탈리아 등에도 시제품이 들어간 상태다. 지난해의 위기는 이 대표에게 또 다른 기회도 가져다줬다. 이 대표의 남편이 7년 전부터 연구개발해 온 토목건자재 폴라카블 사업을 본격적으로 론칭해 수익구조를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줄곧 탄탄대로를 걸어오다가 지난해 슬럼프를 겪으며 맘 고생도 심했지만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 회사가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결국 독이 아니라 약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루펜리는 올해 음식물처리기와 물방울가습기ㆍ폴라카블 사업 등을 포함해 연간 1,5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시작 후 가족들에게 소홀해진 점이 가장 미안하다고 말하는 그지만 이 대표의 가장 든든한 후원군은 그의 세 자녀와 남편이다. 최근 생일을 맞았던 이 대표의 사무실에는 남편이 보내준 장미꽃 100송이와 해외 유학 중인 세 자녀가 보낸 생일축하 카드가 눈에 띈다. 카드에는 '생신 축하합니다! 이희자 사장님의 영원한 팬'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막내딸의 고등학교 졸업식에도 못 가봤지만 막내딸은 "당당한 사업가로 변신한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스럽다"는 말로 그의 미안함을 행복감으로 바꿔준다. 일찍 퇴근하는 날에는 시장에 들러 장도 보고 남편을 위해 저녁상을 직접 차리기도 한다. "봄철이라 남편 입맛이 떨어졌는데 오늘 저녁에는 냉이된장국에 살짝 데친 두릅나물을 차려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여느 가정주부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 이희자 대표 약력 ▦1954년 원주 출생 ▦원주여고 졸업 ▦연세대 법무대학원 수료 ▦홍익대 디자인 대학원 수료 ▦ 2003년 루펜리 창업 ▦2006년 제12회 우수여성발명인 특허청장상 수상 ▦2006년 제41회 발명의 날 국무총리상 수상 ▦2008년 제네바 국제 발명전 '세계 최고 여성 발명가상' 수상 ▦2008년 친환경 상품 종합대상 유공자 표창(환경부) ▦현 벤처산업협회 부회장 친환경 생태블록 '폴라카블' 신성장동력 자리매김 올 수주규모 1,000억원 웃돌아 대만·印등 대규모 계약 눈앞에 이희자 대표의 과감하고 화통한 성격은 그가 새로운 캐시카우로 삼겠다며 뛰어든 '폴라카블' 사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음식물처리기 사업을 하던 사람이 토목건자재에 뛰어든다고 하니 다들 생뚱맞다며 의아해하더군요. 하지만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에서 보면 다를 게 있겠습니까." 폴라카블은 건설현장 등에서 사용하고 남은 자갈에다 수질정화 능력이 뛰어난 제오라이트를 함께 뭉쳐 만든 친환경 생태블록을 말한다. 쓰임새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만들 수 있는데다 풀이나 수초까지 배양할 수 있어 뛰어난 수질정화능력을 갖추고 있다. 루펜리가 새로 진출한 폴라카블(사진) 사업은 이 대표 특유의 추진력과 열정에 힘입어 올해 수주규모만 1,000억원을 웃돌며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대표는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루펜큐라는 건자재 생산 및 시공회사를 자회사로 별도 설립했으며 해외수주를 위해 직접 출장까지 다녀올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그의 이 같은 노력은 국내외시장에서 속속 결실을 맺고 있다. 강원도 원주와 서울 양재천 등의 정비사업에 폴라카블을 시공했는가 하면 대만과 인도ㆍ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도 대규모 계약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대표는 "토목건자재 분야는 가전제품에 비해 매출 규모가 크고 수익성도 훨씬 뛰어나다"며 "4대강 정비사업을 비롯해 각국 정부에서 친환경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폴라카블 사업의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전망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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