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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화학이야기] (3)화학으로 얻는 식물계 플라스틱

잡초·잡목으로 車부품 만든다 <br>바이오공정 이용 신소재 개발<br>국내서도 생산기술 연구 한창


현재 인류가 채굴하는 석유의 90%는 연료ㆍ발전 등 대부분 태워 없애는 형태로 이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과 비닐류 등 우리가 사용하는 소재는 대부분 석유에서 나온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석유가 한정돼 있어 고갈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세계 석유 매장량은 1조2,000억배럴. 지금 사용하고 있는 수준으로 계산하면 약 40년 정도 더 캐낼 수 있는 수준이다. 사실 석유는 환경적으로도 문제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물론 플라스틱과 비닐류 등의 소재가 분해되지 않아 자연생태계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는 모두 탄화수소 계열로 구성돼 있다. 만일 탄소수소 계열의 물질 또는 이와 유사한 물질을 얻을 수 있다면 연료는 물론 플라스틱이나 비닐류 같은 소재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이 같은 연구를 하는 분야가 바로 바이오화학이다. /자료제공=한국화학연구원 최근 바이오화학 분야에서는 식물자원을 이용해 연료를 얻는 것은 물론 고분자 소재를 포함한 플라스틱 소재를 얻는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루돌프 디젤이 최초의 디젤엔진을 개발했을 때 처음 사용한 연료도 식물자원, 즉 땅콩기름이었다. 이처럼 식물자원에서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것이 가능한 것은 탄소 사슬구조를 가진 트리글리세리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리글리세리드는 3개의 지방산이 결합된 상태를 말하는데 기름의 종류에 따라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서로 다르다. 예를 들어 3개의 지방산 가운데 2개가 불포화지방산, 나머지 1개가 포화지방산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포화지방산은 상온에서 굳어지기 때문에 활용하기 어렵다. 식물기름과 디젤연료를 섞어 사용하는 바이오디젤을 사용할 때 식물기름에 포화지방산이 많으면 연료 노즐을 막거나 엔진 고장을 일으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식물자원에서 얻을 수 있는 트리글리세리드는 탄소의 사슬고리가 석유보다 길기 때문에 연소시키기 어려워 탄화수소 계열로 바꿔주는 바이오화학 공정이 필요하다. 미국이나 남미 지역 국가들처럼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의 곡물을 이용해 바이오연료를 얻기 어려운 국내 현실에서는 잡초나 잡목을 뒤섞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바이오화학 공정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현재 식물계 플라스틱을 개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식물자원을 발효시키면 탄소 3개의 젖산이 만들어지고 이 젖산을 고분자화시키면 식물 플라스틱의 원료인 폴리유산(PLA)이 만들어진다. 현재 PLA를 생산하고 있는 곳은 세계적인 곡물회사인 미국의 카길이 유일한데 카길은 자회사인 네이처웍스를 통해 연간 14만톤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식물계 플라스틱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크라이슬러ㆍ포드ㆍGMㆍ혼다ㆍ도요타 등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오는 2020년까지 자동차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을 모두 재생 가능한 소재로 바꾸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물론 식물계 플라스틱은 비교적 내구성ㆍ내충격성ㆍ내열성이 약하다. 하지만 폴리스티렌(PS)계의 플라스틱과 합성하면 최적의 물성을 얻을 수 있다. 즉 PLA-PS 합성 플라스틱으로 가전제품의 외장재 등을 만들 수 있다는 것. 더구나 식물계 플라스틱을 최대 30%까지 혼합할 수 있어 친환경 제품으로 각광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식물계 플라스틱의 활용도가 크다는 얘기다. 현재 식물계 플라스틱 개발을 위해 연구 중인 화학연구원의 장종산 박사는 "잡초나 잡목을 이용해 PLA의 원료 격인 락타이드 모노머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2011년부터는 파일럿 실험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락타이드 모노머를 가지고 중합 과정을 거쳐 덩어리 형태의 PLA를 생산하는 것은 국내 화학 소재 업체들이 보유한 기술로도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자원이 전무한 우리나라도 바이오화학 분야의 연구개발을 통해 잡초나 잡목을 이용, 자원 부국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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