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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갚아줄 신랑 급구’ 미혼여성 급증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미혼여성인 김모(27.의상디자이너)씨는 지난 주 한 결혼정보회사에 회원등록을 했다. 뛰어난 외모와 전문직업인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샀던 김씨는 명품 구매와 외모를 가꾸는 데 써버린 5,000만원에 이르는 카드 빚을 감당하지 못하자 이를 갚아주는 남성과 결혼하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6일 결혼정보회사에서 “카드빚 5,000만원을 도저히 혼자 갚을 수 없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빚을 갚아줄 경제적 능력만 있다면 다른 조건은 따지지 않겠다”고 털어놨다. 6일 결혼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이처럼 불경기에 카드빚이나 집안의 사업실패 등으로 쌓인 빚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결혼상대를 고르는 미혼여성들이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명문대 출신 이모(26ㆍ여ㆍ회사원)씨는 집안의 빚 때문에 결혼시장에 나온 경우. 중국에서 무역업을 하던 아버지가 불경기와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겹쳐 현금회전이 되지 않아 2억원을 결재하지 못해 부도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아버지의 사업이 기반을 잡아가는 상태에서 2억원 때문에 부도를 내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아버지 회사에 현금을 지원해주고 같이 경영할 만한 재력이 있는 남성이라면 학력이나 나이, 재혼여부를 따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결혼정보업체에 따르면 최근들어 빚 청산 등 단지 경제적 사정 때문에 결혼을 하려는 여성들의 상담이 한달에 30∼40건에 이르고 있다. 모 업체 관계자는 “빚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결혼하려는 미혼 여성들은 외모나 학력이 출중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결혼을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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