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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중고차 수출 '덜컹'
입력2004-08-23 09:04:54
수정
2004.08.23 09:04:54
이라크전 특수 등에 힘입어 승승장구하던 중고차수출이 벽에 부딪혔다.
23일 중고차수출조합에 따르면 올 1-7월 중고차 수출대수는 16만3천768대로 작년 동기(7만9천257대)보다 106.6% 급증했다.
그러나 올들어 월별로 보면 지난 3월 5만3천752대로 정점에 올랐던 중고차 수출은 4월 2만3천561대, 5월 1만9천375대 등으로 급감한 뒤 6월 2만1천139대로 잠시 회복되는 듯 했다가 지난달 1만6천491대로 다시 2만대선 밑으로 떨어졌다.
급증세를 보이며 중고차 내수부진을 만회해 줬던 중고차 수출에 급제동이 걸리게 된 것은 이라크를 중심으로 한 중동 판매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중동지역은 전체 중고차 수출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으며 중동수출 가운데 이라크 물량이 80% 이상이다.
한국산 중고차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면서 유럽산 중고차와 달리 에어컨이 장착돼 있고 일본차와도 다르게 핸들이 왼쪽에 달려있어 이라크 등 중동권에서 인기가 치솟았으며 특히 이라크전 특수와 맞물려 수요가 급증했다.
그러나 이라크 당국이 지난 4월 중순부터 그동안 무관세였던 중고차 반입에 대당 수백달러의 관세를 매기면서 타격이 가시화된 것.
이에 더해 급격한 치안 악화로 판매상들이 중고차 운반을 꺼리고 있는데다 현지주민도 차량 구입을 주저하고 있어 현지 중고차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초만 하더라도 중동지역의 이라크 수출거점인 요르단으로 운송되던 수입차들의 경우 하역도 되기 전에 판매가 완료됐으나 요즘은 국산 중고차 재고물량이 남아도는 형편이다.
일부에서는 영세 중고차 수출업체들의 난립으로 품질 이미지가 하락한 것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지 치안 문제가 조만간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는 등 악재가겹치고 있어 월 수출 2만대선 돌파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고차 수출물량은 지난 92년 3천177대에 그쳤으나 95년 2만1천357대, 97년 3만5천732대, 99년 8만1천512대 등으로 해마다 크게 늘어난데 이어 2001년에는 전년대비 25% 증가한 11만117대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6만3천59대로 전년에 비해 48.1%나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5월 1만5천878대를 수출, 월 수출 1만대를 처음 넘은 이후 1만대선을 유지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올해 초 만큼의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내수에 이어 수출마저 둔화되면서 시름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수출다변화 및 중고수출차의 품질향상을 통한 경쟁력 확보와 현지 마케팅 시스템 강화 등이 절실한시점"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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