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경기회복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국제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면서 도입했던 위기관리 시스템을 올해 내로 정상화할 계획이다. 먼저 정부는 지난해 7월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시작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올해 말로 종료할 예정이다. 위기관리대책회의는 경제관련 부처 장관급이 참석하는 경제정책조정회의가 격상된 것으로 내년부터는 원래대로 경제정책조정회의로 돌아가고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만 상시 점검반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알려졌다. 폐지된 물가안정위원회와 공공요금조정위원회의 기능도 위기관리대책회의(경제조정정책회의)로 이전해 상시 관리 체계로 전환한다. 위기관리대책회의는 당초 지난 7월 말 경제정책조정회의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자칫 경제위기가 끝났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비상경제대책회의가 연말에 종료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부터는 위기관리대책회의도 정상화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전환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달러 확보를 위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한도도 축소한다. 재정부는 17일 국회 예결위원회를 대상으로 외평채 등 4개 기금에 대한 현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내년 외평채 발행한도를 20억달러로 보고했다. 올해 한도는 60억달러다. 정부는 또 하반기에 남아 있는 외평채 30억달러를 발행하지 않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4월 이후로 국제 금융시장 경색이 해소되면서 외평채 발행 필요성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외화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시중은행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말 도입한 은행권 외화차입보증제도도 올해 말로 종료한다. 다만 정부는 경기회복에 가장 늦게 따라오는 지표인 고용시장 회복을 위해 올해 말 종료 예정인 ‘희망근로 프로젝트’는 예산과 규모를 축소해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지역별로 규모를 차등화하고 일부 문제점을 개선해 내년에도 운영하겠다”면서 “명칭과 성격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5만명을 대상으로 5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고용지표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위기대응 차원에서 도입된 한시적인 대책들이 점차적으로 정상화돼 위기관리 시스템도 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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