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12일 한국은행의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547조4,000억원으로 9월보다 6조9,000억원 늘었다. 관련 통계가 있는 지난 2008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종전 최대치는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지난해 6월의 4조6,000억원이었다.
이번에도 주택담보대출이 가계 빚 증가세를 주도했다. 주담대 잔액은 394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원 불었다. 증가폭은 역시 통계가 있는 2008년 이후 최대다. 한승철 한은 통화정책국 금융시장팀 차장은 "저금리와 주택 관련 대출 규제 완화, 주택 거래 호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만900가구로 2008년 4월(1만2,200가구) 이후 6년6개월래 가장 많았다.
금리가 낮다 보니 마이너스통장대출도 늘었다. 10월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 대출 잔액은 151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9,000억원 불어났다. 증가폭이 9월의 2,000억원에서 껑충 뛰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정부는 주택 관련 대출 규제 완화로 빚이 늘어나는 것을 어느 정도 용인하고 경기를 살리려 했지만 빚은 늘어나는데 경기가 크게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어 문제"라고 평가했다.
한편 기업들의 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기업의 원화 대출 잔액은 10월 말 현재 673조7,000억원으로 7조2,000억원 불었다. 9월의 3조5,000억원 증가에서 증가폭이 확대됐다. 대기업 대출이 일부 기업의 일시적 운전자금 수요, 일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분기 말 일시 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2조7,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도 기술신용에 대한 은행의 대출 확대 노력, 부가가치세 납부를 위한 기업의 자금수요 등으로 4조5,000억원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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