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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株, 구조조정만이 살길

경기둔화로 기업부실화 및 자금시장경색 문제에 대한 대응책인 회사채신속인수의 시행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는 듯 했던 금융시장이 최근 고려산업개발 부도, 일본 금융위기, 현대건설의 유동성 문제 등으로 다시 뒤흔들리고 있다.이에 따라 은행주는 급속하게 추락하면서 은행주에 대한 불안감이 증대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불안감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시중은행들이 FLC에 기초한 신용평가 및 여신행위가 이뤄지고 있는가 의문을 갖게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최근에 부도처리된 고려산업개발에 대해 정상여신으로 분류했다든가, 유동성 우려감이 있는 기업에 대한 신규자금지원 등이 지속되지는 않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다. 그렇다면 은행주의 하락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역으로 은행주의 상승은 무엇을 의미했는가를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 97년 IMF 이후 은행주가 추세적으로 상승을 보였던 시기는 은행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된 시점이었다. 이것은 은행업 산업구조상 변곡점의 시기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험에 비춰볼 때 최근 은행주의 지속적인 하락은 은행 구조조정의 후퇴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은행업 구조조정의 후퇴에 대해서는 최근 일본 은행업의 위기문제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일본은행이 겪고 있는 시스템의 위기를 보고 국내은행의 시스템을 걱정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지속적인 구조조정노력이 조금이라도 늦춰질 경우 우리도 겪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은행의 구조조정 후퇴에 의한 국내은행업 시스템 위기우려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국내은행이 앞서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 국내은행들은 IMF를 겪으면서 국제적인 기준에 맞는 구조조정노력을 해 온 것에 비해 일본은행들은 구조조정다운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국내은행들이 과거에 겪었던 과정을 일본은행들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둘째 리딩뱅크의 출범에 의한 구조조정의 가속화 측면에서 국내은행이 앞서 있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최대자산을 가지고 있는 미즈호그룹의 합병회사출범이 2002년4월로 예정되어 있는 반면에 국내 리딩뱅크인 국민ㆍ주택간 합병은행의 출범은 늦어도 2001년을 넘기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은행의 움직임을 시장에서 은행구조조정 후퇴의 시그널로 받아들여 주가가 하락했다면 정부의 금융ㆍ기업구조조정 정책의 성적표라고 볼 수 있는 은행구조조정을 재정비하고 다시 가속화해야 한다는 명제를 부여받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ㆍ주택은행간의 합병비율 결정과 신한은행 지주회사 추진상의 외국계 파트너 선정 등의 일정은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국민ㆍ주택간 합병비율 결정이 중요한 이유는 이 합병비율의 결정을 계기로 두 은행은 지금까지 상호대립의 관계에서 벗어나 은행의 성장을 위해 힘을 결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며 또한 최근 주춤하고 있는 은행구조조정의 속도를 다시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모든 협상에서는 당사자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없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국민ㆍ주택은행의 합병비율 결정에 의해 어느 한쪽은 불리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합병비율 결정에 대해서 서로 다투기보다는 어느 쪽이 약간 불리한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결과에 승복하고 미래지향적으로 향후 주주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결국 국민ㆍ주택은행 합병비율 결정 및 신한은행 지주회사상의 외국계 파트너선정 등의 이슈를 계기로 시장자율적인 구조조정을 가속화해 은행업 전반적인 경쟁력 제고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존의 대규모 부실요인의 짐을 지니고 있어 여전히 불확실성 요소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은행과 기존의 부실요인도 상대적으로 작고 합병을 통해 더욱 강해지는 국민ㆍ주택은행과같은 리딩뱅크와의 차별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며 주가도 이러한 측면을 반영할 것으로 생각된다. /배정현 대한투신증권 리서치센터 분석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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