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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이라크파병 ‘신중에 신중’
입력2003-09-16 00:00:00
수정
2003.09.16 00:00:00
남문현 기자
미국이 요청한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 파병문제를 놓고 여야가 일단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국익차원에서 접근한다는 기본원칙아래 국민 여론 등을 주시하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 일부 진보ㆍ소장파 의원들을 제외하곤 원칙적으로 파병에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로 국회에서의 파병안 처리는 상당한 논란 속에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오는 18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미국이 요청한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문제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협의에 착수하고 이르면 다음주에 노무현 대통령이나 고 건 총리 주재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여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파병문제에 대한 정부의 접근이 빨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파병에서 적극적 지지를 나타냈던 한나라당은 이번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먼저 입장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국익`에 의한 파병 결정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5일(현지시간)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에 대해 “지난번 아프간과 이라크에 대한 비전투병 파병문제에서도 한나라당은 집권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적극 통과시켰다”며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는 미국정부가 한국정부와 협의해 노무현 대통령이 결심, 국회에 동의를 요구하면 우리는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날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과 면담에서 “현재 미국은 이라크의 민주화와 경제재건을 위해 할 일들이 있고, 한국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방위 이상득 의원은 “파병문제는 국익이 우선돼야 하며, 어떤 형태이든 다수의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통외통위 맹형규 의원은 “지난 공병대 파병때보다 판단은 어려우나 가더라도 유엔 PKF(평화유지군)같은 형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파병에 적극적인 입장을 개진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 장영달(민주당) 위원장은 16일 “전투병이 파견될 경우 사단 규모보다는 독자 지휘권을 갖는 여단 규모로 가야한다”며 “폴란드도 사단 규모의 병력을 보내지 않고 소수의 여단 병력을 보냈지만 다른 여러 국가들로 편성된 사단의 지휘를 맡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위원장은 특히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 “유엔이 공식적으로 전투병 파병을 요청하면 우리 정부도 현장조사를 통해 현지의 정확한 상황을 파악한 뒤 협상을 벌여야한다”고 덧붙였다.
정대철 대표 역시 “(파병문제는) 고차방정식을 푸는 것과 같이 조심스럽고 고민스럽다”면서도 “이 문제를 풀어가는 판단의 최우선 가치를 `국익`에 두면서 한ㆍ미동맹관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파병에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민주당 신당파 지도부는 20일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국정정책 토론회 등을 통해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고 지난 3월 파병때 반대편에 섰던 민주당과 한나라당 진보ㆍ소장파 의원들은 전투병의 추가파병에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어 당론 결정에 논란이 불가피하다.
<남문현기자, 구동본기자 moon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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