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초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삼성화재 안팎에서는 지대섭 전 사장의 유임을 점쳤다. 실적 향상이 두드러진 만큼 최고경영자(CEO) 교체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비쳐진 것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의외의 CEO가 등장했다. 그가 바로 김창수(사진) 전 삼성물산 상사 부문 부사장이다.
30년 가까운 삼성 경력의 대부분을 삼성물산에서 보낸데다 금융경력이 없는 인물이다 보니 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삼성화재와 삼성물산의 반응은 달랐다. 그의 이력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라는 얘기였다. 카자흐스탄ㆍ멕시코ㆍ호주 등에서 발전소ㆍ담수화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 등을 기획하고 플랜트 수출에 기여하면서 글로벌 금융 흐름을 꿰뚫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삼성그룹의 오랜 숙원인 글로벌 금융사를 만드는 계획에 가장 적임자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김 사장은 이러한 예상대로 올해 해외진출 확대 등을 통해 삼성화재를 글로벌 금융사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단행된 삼성화재 임원 승진 인사에서 그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특히 싱가포르법인장ㆍ미국관리법인장 등 해외사업을 겨냥한 상무급 승진 인사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김 사장은 올해 경영방침을 '창의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약'으로 설정하고 지속 성장하는 회사 만들기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평소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그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소통 활성화를 통한 협업과 도전적인 조직문화 정착을 목표로 삼고 있다. 소통ㆍ투명ㆍ스피드ㆍ도전을 키워드로 신나게 몰입하는 일터를 조성해 시장과 사회가 기대하는 것 이상의 발전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 소통이 원활한 조직문화를 구축하자"는 취임 일성에서도 그의 뜻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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