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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독수, 또 독수

제3보(42-70)


흑45로 딱 한 칸만 전진하고 있다. 참고도1의 흑1로 벌리는 것이 상식이지만 백2의 공격이 너무 뻔히 보인다. 흑3에서 7로 넘어갈 수는 있겠지만 안형이 하나도 없는 형편이다. “잘 참네.” 정대상9단의 말에 박영훈이 빙그레 웃는다. 4주의 훈련을 받느라고 구릿빛으로 그을린 얼굴. 참고 또 참던 최철한이 마침내 독수 한 방을 터뜨렸다. 흑55가 그것이었다. “기상천외의 강습입니다. 드디어 최철한의 본색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정대상이 참고도2의 백1에서 흑8까지를 소개했다. “백 한 점을 끊으면서 중원에 막강한 세력을 쌓겠다는 작전이지요. 흑이 호조인 것 같습니다.” 옆에 앉은 박영훈은 말을 아끼고 있었다. 나중에 확인된 바에 의하면 참고도2는 백의 실리가 좋아서 도리어 흑이 좀 불만이라는 여론이었다. 흑57로 젖힌 수가 최철한이 준비한 제2의 독수였다. 백도 기세상 58로 끊지 않을 수 없고 59에는 60으로 잡지 않을 수 없다. 흑59에 대하여 백이 61의 자리에 받으면 흑이 60의 자리에 넘어 백이 망한다. 흑63은 최강의 수. 이 수로 가에 젖히면 귀의 실리를 챙길 수는 있지만 좌변의 흑대마가 심한 공격을 받을 염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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