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가 국가 성장 동력] 과거에서 배워라 경영권 집착 벗고 해외시장 개척을외자유치등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 변신 필요기술트렌드 파악 고부가 新사업 비중 늘리길 이상훈 기자 shlee@sed.co.kr 관련기사 [벤처가 국가 성장동력이다] 부흥기 맞은 벤처 [벤처가 국가 성장동력이다] 벤처 인프라 제대로 갖춰야 지난 회계연도에 5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다산네트웍스. 하지만 2004년까지만해도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수익성 악화로 누적 적자가 200억원을 넘었을 정도로 위기를 겪었다. 어떻게 이런 극적인 변화가 가능했을까. 정답은 지난 2004년 3월 독일 지멘스로부터 외자를 유치, 글로벌 플레이어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남민우(44) 사장이 최대주주 자리를 내놓으면서까지 독일 지멘스를 껴안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 상무는 “벤처가 규모의 경제를 이뤄 성장하기 위해서는 후속아이템을 찾든지, 아니면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 조인트 벤처 등에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다산네트웍스의 사례는 벤처가 ‘눈은 세계를 향하되, 과도한 경영권 집착은 금물’임을 보여준다. 남 사장은 “국내 시장의 한계와 과당 경쟁으로 살길을 찾아야 했다”며 “지멘스의 마케팅 채널을 통해 유럽을 공략할 수 있게돼 회사 성장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와 사업 다각화에 신경써라 = 사업다각화와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넓혀나가는 것도 성장의 필수 요건이다. 휴맥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 6,181억원, 영업이익 526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지만, 직전연도까지만 해도 셋톱박스의 마진 악화로 고민이 컸다. 영업이익이 2002년 991억원을 고비로 2003년 437억원, 2004년 41억원 등으로 미끄럼을 탄 것. 하지만 디지털영상녹화기(PVR)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신 사업인 디지털TV의 매출이 늘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MP3플레이어 시장의 경쟁 치열로 고전 중인 레인콤이 지상파이동멀티미디어방송 전용 수신기를 출시하는 등 절치부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범식 숭실대 교수는 “벤처시장은 기술 트렌드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만큼 경영자는 유연한 사고를 갖고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며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인 사업 아이템에 집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플레이어, 시장선도자가 돼라=세계 90여개국에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를 수출하는 아이디스는 기술 트렌드를 먼저 읽어 성공한 기업. 보안시장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옮겨가고 있는 데 착안, 비디오테이프리코더(VTR)를 대체할 PC기반의 DVR을 출시했고, 이후에는 DVR에 어플리케이션 솔루션이 접목되는 것에 주목해 임베디드 DVR과 솔루션 패키지 DVR를 내놓았다. 선수를 친 만큼 이는 후발주자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벤처 창업시에 기술에 기반한 철저한 시장 조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1999년 ‘코스닥 황제주’로 불린 새롬기술의 ‘다이얼패드’의 경우 낮은 통화 품질과 ‘인터넷전화는 무료’라는 인식의 벽에 막혀 좌절했다. 당시에는 정부가 통화권 구분이 없는 인터넷전화를 수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인터넷이라는 유행은 탔지만, 비즈니스 모델로 안착하기까지 여러 난관을 보완하지 못해 실패했던 것. 고정석 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벤처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좋은 아이템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한편으로 경영권에 대해 과도한 집착을 버리고 창업가 정신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5/2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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