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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3-2. 국토 균형발전으로 국가경쟁력 높이자
입력2003-10-29 00:00:00
수정
2003.10.29 00:00:00
박현욱 기자
“서울은 젖과 꿀이 흐르는 `오아시스`이고, 지방 등 그 외 지역은 `사막`이나 다름없는 것인 현재의 실정이다.”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임정덕 교수는 수도권과 지방의 현실태를 이같이 비유하고 “역대 정권의 국토균형발전은 제대로 효과를 본 것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수도권의 고비용 구조를 해소하지 않으면 국가경쟁력 역시 추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토균형 발전을 통해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도시ㆍ비도시 등 이분법 위주의 국토이용체계 개편
▲지방 정부로의 실질적 재정권 이양
▲성장ㆍ침체, 과밀ㆍ과소지역 등 지역별 상황에 따른 중앙의 차등지원
▲지방 인재의 유출을 막기 위한 방안 등의 정책수립이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국토균형 발전이 단기간에 이뤄질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치ㆍ경제상황에 구애 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장치`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 국토이용체계, 도시ㆍ농촌 구조 고착화= 대지, 공장용지 등 도시적용도 토지는 전 국토의 6%도 안된다. 바꿔말해 94%에 해당되는 국토가 경제발전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국토관련 법령이 도시ㆍ비도시지역(농촌) 등 이분법적 시각으로 이용체계를 구축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도시는 도시이고, 한번 농촌은 농촌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게 현행 국토이용 체계다. 실제 전국 시ㆍ도의 전체 행정구역에서 차지하는 도시면적 비율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지방은 10% 안팎 선이다.
도시ㆍ비도시의 이분법 체계는 결국 도시의 비대와 농촌의 피폐화를 양산시키는 주범이라는 점이다. 국토연구원 박헌주 박사는 “ 도시용도 토지 공급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도시지역과 비도시지역 등 이분법으로 나눠진 국토이용제도를 하나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이양과 차등지원= 의사 결정권과 재정권 등이 중앙 정부에서 지방 정부로 옮겨져야 된다. 현 참여정부 역시 `분권-분산`을 모토로 내걸고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성경률 위원장은 “중앙과 지방이 서로 사는 상생전략이 현 정부의 `분권-분산`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한가지 고려할 것은 현 정부의 `분권-분산`정책이 지방의 재정자립도 제고에 맞춰져야 한다는 점이다. 임정덕 교수는 “주세를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등 세제개편을 통해 지방재정자립도를 높이지 않으면 지방의 독자생존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토연구원 이원섭 연구위원은 “낙후지역과 발전된 지역간의 격차가 심하나 현 국가 지원은 이 같은 지역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EU 등 선진국처럼
▲성장지역과 침체지역
▲과밀지역과 과소지역
▲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농촌 등으로 나눠 차등지원을 함으로써 국토의 균형발전을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 기업 도시를 만들자= 지방별로 중점 육성산업을 선정, 산업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은 현 정부나 과거 정부나 대동소이하다. 문제는 산업도시 육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올 7월말 현재 미분양 산업단지는 전국적으로 502만평에 달하고 있다.
산업도시 육성이 실패로 끝난 것은 노동ㆍ자본의 탈 지방화가 근본 원인. 이를 막기 위한 한 방편으로 산업도시가 아닌
▲대학도시
▲기업도시 등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학ㆍ기업도시는 인력ㆍ자본ㆍ노동을 한데 집결해 서로 상호보완 작용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도 깊게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의사ㆍ변호사 등이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려면 해당 지역 면허를 획득하도록 하는 방안 등도 인재의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거론되고 있다.
2002년 말 기준 우리나라는 세계 무역대국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WEF(세계경제포럼)이 조사한 국가경쟁력은 22위, IMD(국제경영개발원)는 28위로 분석했다. 미국 등 선진국도 국토균형발전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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