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증권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롱쇼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시장에 은행까지 뛰어들고 있다.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가 1%대로 내려앉으면서 고객 이탈이 우려되자 은행들이 절대 수익 추구형 상품에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이날부터 이달 27일까지 은행 업계 최초로 개인 및 기관을 대상으로 롱쇼트 ELB '부산은행 제1호 ARS(Absolute Return Swap)'를 50억원 한도로 모집한다.
롱쇼트 ELB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의 자문을 받아 판매사가 직접 운용하는 상품이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은 매수하고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 주식은 공매도하는 전략을 통해 절대 수익을 추구한다.
스팍스자산운용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문하고 부산은행의 파생상품 운용팀이 이를 참고해 거래를 하는 방식이다. 부산은행은 자금 대부분을 국채를 비롯한 안전자산에 투자해 원금을 지키는 데 주력하고 부산은행 고유자금을 롱쇼트 방식으로 운용해 추가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8%의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고 청산한다.
이 상품이 눈길을 끄는 것은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설정하는 롱쇼트 ELB이기 때문이다. 부산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 금리가 자꾸 쪼그라들고 있어 투자기간 동안 최대 8%의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롱쇼트 ELB를 출시했다"며 "스팍스자산운용은 일본에 모회사를 두고 있는 회사로 일본 주식시장에서 쌓은 운용 노하우를 국내 시장에도 적용하는 점이 인상적이어서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롱쇼트 ELB는 대부분 최소가입기준을 1억원으로 정하지만 이 상품은 1,000만원으로 낮춰 부담을 덜었다"고 덧붙였다.
스팍스운용은 지난 2003년부터 해외 헤지펀드 고객들을 상대로 자문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모회사인 스팍스그룹의 홍콩법인은 수년 전부터 국내 증권사에 자문서비스를 제공해왔고 스팍스운용은 지난해 12월 현대증권과 롱쇼트ELB 자문을 시작했다. 부산은행은 일본시장과 연계한 독특한 종목 선정 방식에 매력을 느껴 먼저 자문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은행을 시작으로 롱쇼트 ELB가 은행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롱쇼트 ELB의 체계가 익숙하지 않지만 성과만 증명된다면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은행 역시 1호 상품이 성공을 거두면 같은 구조의 후속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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