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각 방송사들이 매년 성대하게 개최해 온 연말 시상식 준비에 올해도 한창이다. 특히 올해는 ‘단일화’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권위 자체가 흔들리는 가요 관련 시상식보다 시청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드라마 상에 단연 눈길이 쏠린다. 어차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집안 잔치’이기에 매년 수상자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이 있지만 한편으론 각 사의 한해 성적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올해 연기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KBS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비록 올해 시청률 1,2위 자리는 각각 MBC ‘대장금’과 SBS ‘파리의 연인’에 내줬지만 ‘꽃보다 아름다워’를 비롯해 ‘풀하우스’ ‘애정의 조건’ ‘두번째 프러포즈’ 등 주간 시청률 상위권을 휩쓸었던 작품들이 대거 쏟아졌기 때문이다. 인기몰이를 했던 작품들의 장르들도 각각 트렌디부터 정통 신파까지 다양하게 마련됐을 뿐더러 송혜교, 비 등 신세대 탤런트부터 오연수, 채시라 등 중견급에 고두심 등 관록을 갖춘 연기자까지 올 한해 인기를 얻은 이들이 각축전이 치열하다. MBC는 상대적으로 위축된 분위기. 지난해의 ‘대박’을 그대로 이어받아 올해 전체 시청률 1위를 거둔 ‘대장금’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지만 나머지 작품들은 별반 재미를 못 봤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장금’의 이영애는 지난해 대상을 받았다. ‘불새‘ ‘결혼하고 싶은 여자’ 정도가 그나마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이은주, 이서진, 명세빈 등 주인공들의 무게감은 타사에 비해 약한 게 사실. SBS에겐 역시 ‘파리의 연인’이 절대강자. 회당 시청률로 올해 최고기록을 세운 작품으로 ‘애기야 가자‘ ‘내 안에 너 있다’ 등 숱한 유행어를 양산하며 박신양, 김정은, 이동건 등 슈퍼스타를 탄생시켰다. 이 밖에도 ‘발리에서 생긴 일’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등이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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