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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를 낮췄더라도 기업들이 수도권을 떠나 전남으로 내려오면 더 많은 혜택이 있어야 할 텐데 어떤 것들이 있나요?""일본 기업들을 들여오는 건 어떻습니까?"
지난 11일 전라남도 장흥군청을 찾은 25명의 중소기업대표와 컨설턴트들은 군청직원들에게 군내 투자유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문을 시작했다. 새로 들어서는 산업단지의 분양가, 교통여건, 세제지원, 인력수급 문제 등을 꼼꼼히 따졌다. 한성대학교 지식서비스&컨설팅대학원이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 것 대신 발로 뛰며 지역산업 현황을 살피기 위해 길을 나선 것.
한성대 지식서비스&컨설팅 석ㆍ박사 과정의 대학원생들이 책상을 박차고 1박2일간 전남 군청들과 산업단지 탐방길에 나선 건 현장의 숨결을 느끼기 위해서다. 나도성 지식서비스&컨설팅연구원장은 "다른 대학원이 하는 대로 교육하고 학위를 주는 것은 융복합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지도를 뒤집어보면 색다른 것이 보인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남도청을 시작으로 영암-장흥-화순-영광으로 이어지는 일정은 수업시간에 들었던 이론과 자신의 경험을 현장에서 접목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실제 중소기업을 운영하거나 컨설턴트로 일하는 입장에선 교육을 넘어서 실전에 가까웠다.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박준환 디디이씨 대표는 "기업 대표나 컨설팅을 하는 입장에서 각지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며 "다녀보니 몰랐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온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일정은 전남도청과 각 군청에게도 투자유치를 위한 중요한 기회였다. 수도권과 거리가 떨어져 있어 기업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의 한 군청 관계자는 "전남이 사람들에게 심리적으로 거리가 멀어 경상도에 비해 수도권 기업을 유치하기 힘들다"며 "짧은 일정으로 직접적인 투자가 이뤄지기는 어렵지만 수도권 지역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인맥을 쌓는 것이 우리 입장에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종현 전남도청 투자유치과 차장 역시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유치기회도 생기고 기업인들, 컨설턴트들에게 전남을 긍정적으로 소개하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에 나 원장은 이번 프로그램이 학계와 지자체와 협력하는 첫 출발임을 강조했다. 지역산업 현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업무에 적용해야만 중소기업과 지자체가 함께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이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소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데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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