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채용에 수백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이른바 ‘은행 고시’가 1년짜리 계약직 은행 창구직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청년실업률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아울러 은행 정규직 입사가 어려운 만큼 일단 임시직으로 입사를 해서 정규직으로 전환할 기회를 찾자는 심리가 작용한 듯하다. 국민은행의 경우 계약직 창구직원 320명을 모집하는데 지원자가 5,000명가량 몰릴 것으로 예상돼 경쟁률이 15대1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31일부터 인터넷으로 영업점 텔러를 모집, 8일 오후6시까지 접수를 받는다. 마감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현재 지원자는 이미 3,500명을 넘어섰다. 마지막날 접수가 몰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원자 수는 5,000명 안팎이 된다는 게 은행측의 예상. 최기의 국민은행 인사부장은 “오는 9월부터 확대 시행되는 새로운 창구 시스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인력을 뽑고 있다”며 “당분간 점포확대 등 외형적인 성장에 의한 대량인원 선발은 힘들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미 1차와 2차에 걸쳐 470명을 선발했고, 당시에도 10대1에서 15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모집하는 텔러는 고용기간 1년의 계약직이다. 근무성적이 좋은 경우 1년 단위로 계약기간이 연장된다. 또 2년 동안 좋은 근무성적을 유지하면 시험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지난해 대상자 2,000명 중 4%인 80명만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김동익 국민은행 인사팀장은 “선발은 언어ㆍ수리능력 등이 포함된 인성ㆍ적성검사와 면접을 통해 결정된다”며 “면접 때 고객 친절도, 일에 대한 열정 등을 주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16일부터 22일까지 면접을 거쳐 28일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국민은행은 다음달부터 지점 창구를 입출금을 담당하는 ‘온라인 창구’, 상품 신규 가입과 해지를 전담하는 ‘상품판매 창구’, 통장분실이나 비밀번호 변경 등을 상담하는 ‘신고 창구’로 나누고 이번에 뽑는 직원을 ‘온라인 창구’에 배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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