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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륜동 단독주택(이제는 리노베이션시대)

◎4천만원 투자 「도심별장」 변신/대지 23평 구옥 복층구조로 전환/타일교체·외장 벽돌보완 “산뜻”/1층은 전세… 다세대보다 경제적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새 집을 좋아한다. 멀쩡한 집을 헐고 새로 짓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잘만 고치면 새 집보다 더 나은 집을 마련할 수 있다. 가족의 수와 연령에 맞게 개조할 수도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서울 종로구 명륜동 김두환씨 집이 대표적인 사례다. 혜화동 로터리에서 국민생활관을 지나 골목길로 1백여m쯤 올라가면 즐비한 다세대주택 속에 깔끔한 단독주택이 눈에 들어온다. 오래된 가옥을 생활에 편리하게 고친 모습이다. 건축연구소에서 시공팀장으로 일하는 김씨의 집이다. 겉에서 보면 그다지 큰 변화는 없으나 대체로 잘 정돈돼 있고 특히 큰 창문이 인상적이다. 현관문을 들어서면 복층 구조로 된 내부가 나무 소재로 마감돼 시원스럽게 보인다. 마치 도심 속의 별장같다. 명륜동 1가 일대는 지난 92년 48가구 2천2백㎡가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로 지정돼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정책적 특혜와 금융혜택을 받는다. 건축선 지정, 건축물 높이 제한 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곳에는 다세대주택들이 다닥다닥 들어서 있다. 반면 김씨의 집은 주기적으로 수리나 개조를 해온 김씨의 극성(?) 덕에 잘 단장된 단독주택으로 남아 있다. 20여년 전 구입 당시만해도 수수깡에 진흙을 바른 벽과 시멘트 기와를 얹은 주택이었다. 대지는 고작 23평. 김씨는 대지 경계선을 따라 벽을 조금씩 만들어 실내공간을 넓혔으며 생활에 편리하게 고쳐 갔다. 10여년 전에는 축대 밑을 파서 23평 공간에 2가구를 만들어 전세를 놓았다. 위층도 대지 경계선을 따라 벽을 만들어 부모님과 자녀들 방으로 활용했다. 여기에 다락방을 내어 교복을 만드는 가내사업장으로 사용했다. 결국 1층 71.50㎡, 2층 72.40㎡에 다락방까지 얻게 됐다. 공사비는 전세금으로 충당하고도 조금 남았다. 이어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본격적인 리노베이션을 실행했다. 3대가 사는데다 종업원들까지 드나들어 몹시 붐볐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청의 도로구획으로 입구가 있는 벽을 헐어야 했던 것도 리노베이션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 벽을 헐어 구조를 보강했고 군데군데 떨어져 나간 타일을 없애고 외장을 벽돌로 깔끔하게 바꿨다. 입구에 들어서면 대들보,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나게 하고 문, 벽면, 붙박이장을 모두 나무로 만들어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복층 구조를 채택, 위층을 터 밝기를 더했다. 집이 약간 오르막에 있어 큰 창으로 동네를 굽어볼 수 있다. 다락방이던 위층은 층고를 높이고 개방해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공간으로 꾸몄다. 남쪽에는 김씨의 응접실 겸 작업실을 만들었다. 공사비로 4천만원이 들었다. 철거비 1백50만원, 목공사 8백만원, 화장실 2개 1백50만원, 벽돌공사 1천만원, 유리 2백만원, 지붕 6백만원, 온돌마루 3백만원 등이다. 목재·벽돌·위생기구 등을 바꾸는 데 들어간 재료값이 대부분이다. 건축주가 직접 시공했기 때문에 품삯은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책장 밑이나 가구틀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곳에는 못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헌 자재를 사용해 재료비를 절감하는 재치를 보였다. 이 집을 헐어 다세대주택으로 신축했을 때와 비교해 보자. 다세대주택은 지하 1층, 지상 4층, 한 개층 면적 16평, 연면적 80평 정도로 지을 수 있다. 공사비 해결을 위해 두 개층 반을 분양하고 나면 건축주 소유는 나머지 2개층 반 40평에 불과하다. 그러나 김씨의 경우 리노베이션해 복층 구조로 된 2층 43평은 직접 사용하고 1층 2가구는 전세를 놓았으니 경제적으로 크게 손해 볼 것이 없다. 집을 팔고 아파트로 옮길 때와 비교하더라도 훨씬 낫다. 집이 낡았으니 땅값만 받는다면 23평에 1억2천만원 정도다. 이 돈으로 서울에서 아파트를 살라치면 겨우 25∼30평이다. 이웃들이 구경삼아 찾는다는 김씨의 집은 낡은 집도 잘만 고치면 새 집보다 낫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는 좋은 사례다.<도움말=수목T&T (02)575­6644><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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