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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설립 공기업/“별무성과” 무용론 제기
입력1996-10-14 00:00:00
수정
1996.10.14 00:00:00
◎대부분 영세사업… 수익성 낮아/업무도 중복 “기구만 팽창” 지적/전국 74개… 재정수입 겨냥 앞다퉈 나서최근 서울을 비롯한 각 자치단체가 의욕적으로 설립하고 있는 지방공기업(공사, 공단)이 당초 취지와 기대와는 달리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비능률적인 지자체의 기구팽창만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3일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내무부의 인가를 받아 운영중인 지방공기업은 모두 74개로 집계됐다. 서울의 경우 25개 구청중 「송파 개발공사」와 「강서 교통시설관리 공단」 등 2개구로 성북, 관악, 중구 등은 지방공기업 설립을 구체적으로 추진중이며 나머지 구청들도 타당성과 경제성 등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각 자치단체가 앞다퉈 지방공기업을 설립하면서 내세우고 있는 가장 큰 명분은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각종 수익사업을 벌여 지역주민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고 경영차원의 행정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지방공기업은 과거 민간위탁으로 충분했던 공영주차장 건설의 관리 및 운영, 불법 주정차 차량의 견인 및 보관소 운영, 마을버스 운영 등 사업범위가 극히 한정돼 있어 그 경제성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게다가 내부적인 인력진단이나 효율적, 경영적 조직 개편없이 기존 행정조직도 구성원을 그대로 투입하고 있어 기구만 커질뿐 민간 위탁 경영 때보다 경쟁력이 뒤진다는 지적이다.
자치구가 설립해 운영하는 지방공기업은 관리차원에 머물 뿐 적극적인 수익사업을 벌이기에는 인력이나 경영방법에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지방공기업의 사업 분야가 기존 행정부서의 업무와 중복되는 경우도 많아 부서간 이기주의로 인한 업무상의 이해와 조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 구청의 한 관계자는 『구청 내에서도 지방공기업의 사업 전망에 대해 별로 긍정적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쉽게 해결 할 수 있는 협의사안을 놓고도 몇주일씩 끄는 등 업무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지금처럼 각 지자체가 수익사업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너도나도 지방공기업을 설립, 너무 돈벌이에만 치중할 경우 천박한 행정이 될 우려도 없지않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대해 서울시립대 김일태 교수(도시 행정학)는 『각 자치구가 의욕적으로 지방공기업을 설립하는 것은 새로운 변화의 시도로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행정기관의 경영 마인드라는 것은 저비용으로 고품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지방 공기업이 민간기업과 비교해 관리나 경영능력이 뒤지는 것이 사실인 만큼 지방공기업 설립 등의 정책적 실험은 자칫 단체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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