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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강남지점 "자문사 발넓은 영업맨 잡아라"

큰손 뭉칫돈 투자자문사에 몰리자<br> 매매주문 대행 경쟁 치열해져 <br>수십억 '몸값' 스카우트 나서기도


"연봉 10억원을 드릴 테니까 우리 회사로 옮기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대형 증권사의 강남지역 지점 직원 A씨는 경쟁사들로부터 거액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요즘 고민에 빠져 있다. 지금 몸담고 있는 증권사의 연봉도 적은 것은 아니지만 1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몸값에 구미가 당기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A씨가 이처럼 여러 증권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은 투자자문사 쪽에 발이 넓기 때문. 국내 대형 B증권사의 강남지역 지점장인 C씨도 경쟁사인 D증권사로부터 최근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C씨가 지점 직원들과 함께 D증권사로 옮기면 연봉 외에 30억원 이상의 '몸값'을 별도로 보장해주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펀드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큰 손들이 투자자문사로 몰려들면서 증권사들이 투자자문사에 발이 넓은 영업맨들을 확보하기 위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검증된 지점장들에게 수 십억 원의 몸 값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고 실적이 좋은 경쟁사 지점 직원들 전체를 스카우트 하려는 움직임도 목격된다. 증권사들이 투자자문사 관련 영업맨 확보경쟁을 벌이는 것은 투자자문사의 주식 매매 주문을 대행할 경우 높은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한 증권사 지점직원이 큰 손 고객을 투자자문사에 소개하면 투자자문사-큰 손 고객-증권사 영업직원간에 계약이 체결된다. 계약 내용에는 투자자문사의 선취수수료 및 운용보수 외에 ▦고객은 영업직원이 속한 지점에 계좌를 만들 것 ▦투자자문사는 영업직원이 속한 지점에 주식매매주문을 낼 것 ▦투자자문사가 지점에 지급하는 주문 수수료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낮게 해줄 것 등이 포함된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가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익만 연간 수 십억원에 달하기도 한다. 한 증권사의 강남지역 지점 직원은 "최근 강남 큰 손의 자금이 투자자문사에 몰리며 웬만한 자산운용사보다 운용 자산이 많은 대형 투자자문사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투자자문사들은 지점을 통해 주식을 매매하기 때문에 지점 직원들이 투자자문사와 수수료 0.1% 수준의 매매 계약을 체결해도 높은 수익을 기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대형 투자자문사에는 하루 200억~300억원의 뭉칫돈들이 몰리면서 1주일 사이에 운용자산이 1,000억원 이상 불어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지역 증권사 지점들이 유능한 직원의 이탈을 막기 위해 인센티브를 높여주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강남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 선수들이 프로구단과 맺는 계약처럼 다양한 인센티브 조건이 걸린 연봉 계약이 강남지역 지점과 직원들 간에 체결되고 있다"며 "근본적인 원인은 너도나도 강남에 자산관리 점포를 내면서 증권사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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