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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다 살인 30代 검거
입력2004-07-18 17:19:56
수정
2004.07.18 17:19:56
부유층 노인·안마사등 19명 무차별 살해…살인동기는 "부유층·여성에 증오감"<br>출장마사지 여성폭행 취조중 도주…영등포역서 불심검문에 붙잡혀
사상최다 살인 30代 검거
부유층 노인·안마사등 19명 무차별 살해…살인동기는 "부유층·여성에 증오감"출장마사지 여성폭행 취조중 도주…영등포역서 불심검문에 붙잡혀
연쇄살인범 유영철(왼쪽 세번째)이 18일 형사들에 이끌려 시체를 암매장했던 서울 봉원사 계곡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쇄살인범 유영철은 누구
부유층 노인 등 최소 19명을 무참히 살해한 희대의 살인범이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8일 서울에서 부유층 노인을 비롯해 보도방ㆍ출장마사지 여성 등 적어도 19명을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둔기 등으로 무차별 살해한 혐의(살인)로 유영철(33)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유씨가 인천 월미도 사건을 비롯해 부산에서도 2건의 범행을 더 저질렀다고 자백해 피해자가 20명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시민제보로 '역대 최다 살인마' 검거=역대 최다 연쇄살인범이 검거되는 데는 한 시민의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14일 모보도방 업주가 경찰에 "출장 마사지사들이 30대로 추정되는 한 손님의 전화를 받고 나가기만 하면 사라진다"고 제보한 것. 경찰은 전화방 업주로부터 한 차례 더 제보를 받고 유씨와 마사지 여성이 만나기로 약속한 현장에 출동, 15일 새벽 유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결과 유씨는 지난해 9월24일 서울 신사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 침입, 이 집에 살고 있는 모대학 명예교수 부부를 둔기로 내리쳐 숨지게 하면서 서울판 '살인의 추억'의 서막을 올렸다. 이어 10월과 11월 서대문구 구기동과 강남구 삼성동, 종로구 혜화동 등에서 부유층 노인과 가족들을 살해했다. 유씨는 경찰이 뒷모습을 담은 폐쇄회로TV 화면과 족적을 확보, 수사망을 좁혀오자 올들어 범행대상을 서울 지역 보도방ㆍ출장마사지 여성으로 바꿔 11명을 살해했다.
◇범행동기는 사회와 여자에 대한 맹목적 증오=유씨는 연쇄살인을 저질렀지만 현장에서 현금과 저금통장ㆍ귀중품 등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아 원한에 의한 단순살인이 아닌 부유층과 사회에 대한 '증오범죄'임을 드러냈다. 그는 절도죄로 수감 중 안마사 일을 하던 부인에게 일방적으로 이혼을 당하고 출소 뒤 전화방에서 일하던 여성 김모씨에게 청혼했으나 거절당하자 여성 및 사회에 대해 증오심을 키워왔다. 유씨는 자신과 일방적으로 이혼한 전처를 살해할 계획을 세웠으나 자녀를 생각해 이를 포기하고 살해대상으로 보도방이나 출장마사지 여성을 택했다. 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이를 부유층 탓으로 돌리고 서울시내 일대 고급 주택가를 골라 부유층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소외되고 좌절한 사람을 포용하는 장치 마련 시급=전문가들은 이번 연쇄살인사건은 사회적 소외감에서 나온 증오가 다른 사람에게 무차별적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소외감ㆍ좌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변화에 잘 적응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인명경시ㆍ물질만능주의 등을 타파하기 위한 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회부
입력시간 : 2004-07-1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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