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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가전업계가 꿈틀대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 사물끼리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 받는 것으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가전제품을 원격 제어할 수 있다. 또 위급상황 알림, 사용자 건강체크, 에너지 절감 기능 등을 갖춰 똑똑한 가전제품으로 거듭나게 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로봇청소기 선두주자 모뉴엘은 이미 와이파이·블루투스 등을 활용해 자사 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향후 국내 대형 통신사와 손잡고 보다 많은 고객들이 편리하고 쉽게 사물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로봇청소기에 사물인터넷을 적용하게 되면 집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하게 하는 것은 물론 청소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로봇청소기가 집안 보안 장비 역할도 하게 될 전망이다. 움직이는 로봇청소기에 카메라를 달아 집안 상황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
정수기 1위 업체 코웨이도 준비가 한창이다. 이제 막 시작단계로 핵심제품인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 등을 사물인터넷과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들 제품에 사물인터넷이 접목되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효율적 관리가 가능해진다. 또 물·공기를 다루는 건강 가전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고객의 건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기능도 연구 중이다. 고객의 바이오리듬을 분석해 언제 물을 먹으면 가장 수분 흡수가 잘 되고 건강에 좋은지를 파악, 물 먹을 시간을 스마트폰 등으로 알려주기 위해서다.
보일러업계에서는 경동나비엔이 독보적이다. 이미 출시한 '나비엔 콘덴싱 스마트 톡'은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이 제품은 언제 어디서나 보일러 전원은 물론 난방 세기 및 온도조절, 예약 등 보일러의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원격제어 비디오폰이 집안에 설치된 룸콘과 보일러 서버간의 신호를 연결하는 중계기 역할을 한다. 각 가정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취합해 에너지 절감 등 솔루션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퇴근 전 미리 집안을 시원하게 해주는 에어컨, 귀가시간에 맞춰 밥을 해주는 밥솥, 주인이 없어도 카메라로 얼굴을 확인해 문을 열어주는 도어락 등 각 업계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성장 부진에 시달려온 가전업계는 사물인터넷이 가전 시장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대기업 프리미엄 가전에만 일부 적용돼 있지만, 수 년 내 빠르게 대중화돼 오는 2020년엔 전 세계 사물인터넷 가전 시장규모가 500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사물인터넷을 사용하는 방법도 지금까지는 애플리케이션 위주였지만, 앞으로는 대형이동통신사의 통신망을 이용해 많은 고객들이 더 편리하게 사물인터넷을 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 시장은 이제 막 시작 단계로 그동안 성장 정체기를 맞았던 가전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많은 업체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사물인터넷 가전을 내놓겠지만,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능을 개발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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