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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1/글로벌시대 21세기 전략(한국기업의 21세기 비전)
입력1996-12-19 00:00:00
수정
1996.12.19 00:00:00
민병호 기자
◎66개국 판매망 「거미줄」 연결/“지역별 제2 삼성건설” 야망/전문인력 양성·현지 효율경영·정보네트워크도 박차/“시너지효과 극대화… 매출 1,000억달러 이룩” 자신감삼성그룹의 세계화를 특징짓는 말은 「현지화」와 「복합화」다. 「관리의 삼성」답게 삼성은 세계화도 철저하게 효율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세계를 지역본사 위주로 재편하고, 생산거점도 세계시장 중심지 인근에 집중 배치해 수직계열화를 통한 시너지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삼성의 세계진출 현황을 보면 마치 잘 짜여진 틀을 연상케 한다.
삼성이 추구하는 세계화의 목표는 「현지기업으로서의 지역별 제2 삼성」이 건설이다.
이는 최근 마련한 그룹의 21세기 비전에도 잘 나타나 있다. 삼성은 오는 2001년 그룹매출액 2천억달러를 달성하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1천억달러를 해외에서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지난해(2백94억달러) 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진출국가는 현재 66개에서 1백40개로 늘리고, 해외현지 종업원수도 3만8천명 에서 8만명으로 늘릴 계획. 1백억달러의 해외자산 규모도 5백억달러로 늘려 다국적기업으로 변신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삼성의 세계화 출발은 지난 82년 포르투갈에 컬러TV공장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이 공장은 해외생산 법인으로는 국내 첫 진출이다. 이를 기점으로 삼성은 전자와 전기, 전관, 항공 등을 중심으로 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올해 초까지 삼성은 ▲전세계 66개국에 ▲3백40개 거점을 마련하고 ▲3만7천여명의 현채인을 확보해 ▲연간 2백94억달러의 해외매출을 올리고 있다. 진출 형태는 현지법인 1백23개, 지점 2백4개, 자회사 8개.
그렇지만 삼성의 본격적인 세계화는 지난 93년 신경영계획에 의해 새로이 만들어진 「글로벌 경영체제구축계획」이 마련되면서부터다. 당시 삼성이 마련한 기본계획은 ▲현지인의 삼성화 ▲국제화 인력양성 ▲현지 완결형 경영체제 구축 ▲글로벌 정보네트워크 구축 등을 목표로 지역본사제의 도입과 복합화의 본격적인 추진이었다.
지역본사제는 당시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과 블록화에 대응해 지금까지 계열사별로 진행되던 세계화를 그룹차원에서 통합된 지역전략으로 전환하기 위해 마련됐다. 삼성은 이에따라 전세계를 ▲일본(동경) ▲아시아(싱가포르) ▲구주(런던) ▲미주(뉴저지) ▲중국(북경) 등 5개권역(해외본사)으로 나누고 해당지역의 각 계열사 해외 지·법인을 통괄, 그룹차원의 전략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지역본사 대표에는 전무∼사장급을 배치, 담당지역의 그룹을 대표하고 그룹의 장기비전 수립과 인사를 포함한 역내 전 거점을 총괄운영하는 권한을 주었다. 이 제도는 글로벌 통합 보다는 현지화에 비중을 두는 제도로 일본이나 미국 등의 다국적기업들이 도입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삼성이 처음. 세계경영을 표방하고 있는 대우나 LG 등도 최근 도입했다.
삼성은 이같은 체계를 갖춘 뒤 94년부터는 현지법인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복합단지 전략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다. 복합단지는 지역별로 산재된 계열회사들을 한 곳으로 통합, 소재부품완제품을 한꺼번에 생산하는 일종의 공단. 지난 94년9월에 착공한 멕시코 복합단지의 경우 삼성전자의 컬러TV, 전자레인지(완제품)공장과 인근에 삼성전자의 브라운관공장. 삼성전기의 튜너.편향코일(부품) 공장, 삼성코닝의 브라운관 유리(소재)공장이 함께 입주, 완벽한 수직계열화를 이루었다. 생산원가는 그만큼 싸지며 북미와 남미의 대형 시장인근에 위치한 장점을 합해 경쟁력을 갖게되는 것이다.
삼성의 세계화를 선도하는 것은 전자다. 삼성전자는 82년 포르투갈 컬러TV을 시작으로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미국, 멕시코, 영국 등 20여개국에 진출하고 있다. 형태별로는 생산법인 24개, 판매법인 28개, 지점 19개 . 삼성전자는 이들 지·법인을 통해 2백36억달러(95년기준)의 해외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그룹전체 해외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것이다.
전자 외에도 브라운관 생산 세계 1위업체인 삼성전관은 지난 90년 말레이시아 진출을 시작으로 93년 독일의 브라운관업체인 WF사를 인수했으며 지난해에는 멕시코 복합단지에 연산 3백만대의 브라운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또 브라질 마나우스에도 2억달러를 투자해 연산 3백만대짜리 공장건설을 추진중이다. 특히 말레이시아 공장은 현지화에도 성공해 노사화합이 잘되있기로 이름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최근 몇 년 동안 연속 흑자경영을 이뤄내 해외진출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삼성코닝은 독일과 말레이시아, 중국 천진에 3개의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항공 역시 독일과 멕시코, 중국에서 카메라, 현미경, 측정기 등 정밀기계를 생산,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삼성의 세계화는 이같은 생산거점의 진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거미줄 같은 세계거점이 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룹차원의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지원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 이의 대표적인 것이 해외광고와 인력양성, 디자인부문에 대한 투자다.
인력양성은 삼성이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 세계화는 현지 사정과 언어에 능숙한 세계화인력이 성공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를위해 지난 90년초부터 「지역전문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전문가는 사원에서 과장급의 인력을 원하는 지역에 파견, 1년 동안 현지에서 생활하며 언어와 현지문화, 상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프로그램. 삼성은 90년부터 45개국에 1천2백명을 파견, 교육을 마쳤으며 현재 6백여명의 지역전문가가 파견되어 있다.
「삼성」을 알리기 위한 해외광고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은 전세계 주요 방송과 신문은 물론 올림픽과 축구, 현지 이벤트행사 등을 통해 연간 1억달러 이상의 해외광고비를 쏟아 붓고 있다.
삼성의 세계화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번 전략은 지난 80년대와 지난 93년에 이은 3단계 세계화전략인 셈. 내년부터 본격 실시될 세계화 전략은 앞으로 해외투자는 단순진출 보다 전략시장별로 현지 니즈에 맞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최적지로 진출하고, 해외사업의 관점도 단기 수익중심의 플로우개념에서 장기자산 축적의 스톡개념으로 바꾸어 나간다는 것이다.
이같은 구도아래 삼성은 현재 4개인 해외복합단지를 오는 2001년까지 10개로 늘리고, 투자도 대형화, 집중화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한국 본사의 국제화와 함께 국제인재자격제도의 시행하고 각 해외본부에 연수센터를 건립, 주재원의 현지교육과 현지인의 삼성화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각 사업별로 세계 일류기업의 국제화 실천사례를 벤치마킹해 그룹의 경영시스템과 인프라도 세계일류 수준으로 선진화한다는 방침이다.<민병호>
◎「해외 생산단지 복합화」 경영이란/공단 조성때 연관 부품·협력사 동시입주/현재 영·중·인니·말련에… 6곳 증설 계획
복합화는 삼성그룹이 일관되게 추진하는 삼성식 경영의 대표적인 예다.
세계화에서 「생산단지의 복합화」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 삼성은 해외진출을 할 때 계열사나 시장별로 각각 진출하는 다른 그룹들과 달리 주요 지역에 대단위 공단을 조성하고 계열내의 연관 완제품과 부품, 소재업체를 비롯 중소협력업체까지 한꺼번에 입주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이 해외 복합생산단지다.
복합단지는 지난 94년9월 멕시코 티후아나를 시작으로 현재 추진중인 브라질 마나우스까지 모두 4곳. 여기에 중국 천진 등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복합단지의 형태를 띠고 있다.
지난해 완공된 티후아나 단지는 미국국경과 10분 거리에 인접한 지역으로 거대한 시장인 미국과 중남미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적 요충지다.
이 단지에는 모두 5억달러를 투자해 기존의 컬러TV, 냉장고, 전자레인지공장 외에 브라운관(삼성전관), TV튜너 및 편향코일·고압변성기(삼성전기), 브라운관용 유리(삼성코닝), 카메라(삼성항공) 생산공장이 입주해 있다.
삼성은 복합단지 인근에는 생산과 관련된 연구개발 및 물류센터와 디자인센터를 추가 건설해 종합생산기지로서의 기능을 갖출 계획이다. 이들 설비가 완공되면 복합단지는 소재에서 부품, 완제품이 일관 생산되고 연구개발, 물류까지 지원받는 「삼성공단」이 되는 셈이다.
삼성은 이어 같은해 10월 7억달러를 투자해 영국 윈야드에 전자.정보기기 복합단지를 조성했으며, 이듬해에는 중국 소주에도 1억달러 규모의 가전제품 복합단지를 건설했다. 최근에는 브라질에 멕시코와 유사한 대형 전자 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이 단지 외에 중국 천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도 같은 계열의 회사들이 한꺼번에 입주, 초기 복합단지 형태로 진출한 뒤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브라질 복합단지를 오는 98년까지 완공하고 추가로 6곳의 복합단지 위지선정을 완료, 오는 2001년까지 전세계에 10개의 복합단지를 건설한다는 마스터 플랜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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