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우지수 1만선이 붕괴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소폭 상승하며 7거래일 만에 상승 반전했다. 단기적으로 증시에 가장 큰 부담을 주고 있는 환율 급등이라는 악재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전세계적인 금리인하 공조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적극적으로 증시 안정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투자심리 개선에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수출주들의 환율 상승 수혜와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 프로그램 매수로 인한 수급개선 등이 시장 안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단기자금 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번주가 자금시장 안정 여부의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반전=호주가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낮춘 것을 신호탄으로 전세계적으로 금리인하 공조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도 오는 28~29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에서 0.5~0.75%포인트가량 대폭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선진국의 금리 인하 공조가 말라 비틀어진 단기자금 시장에 단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아시아 증시가 오늘 불안감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9일 열리는 우리나라 금통위의 결정 역시 시장의 관심이다. 현재까지는 당장 인하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자금시장 안정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최소한 차후 금리인하 시사발언이 나올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날 국채선물시장에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돼 전날보다 55틱이나 폭등한 106.37로 장을 마감했다. ◇환율 충격도 흡수=최근 증시의 최대 악재였던 환율 급등에 대해 경계심이 다소 수구러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환율 역시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위상이 흔들리는 가운데 추세적인 상승은 힘든데다가 오히려 수출기업들의 경우 실적개선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날 ITㆍ자동차와 같은 수출주들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LG전자는 3.9% 올랐으며 삼성전자(2.71%), 기아차(6.62%), 현대차(2.41%)가 상승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팀장은 “현재 원ㆍ달러 환율 급등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금리인하가 이뤄지면 자금시장을 옥죄고 있는 신용경색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숨고르기 속 저점 모색 가능성=전문가들은 당분간 추가적인 급락보다는 저점확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숨가쁘게 떨어진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만큼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박효진 연구원은 “1,300선은 12개월 선행 PBR 기준으로 1.1배 수준으로 2005년 이전으로 되돌아간 상황”이라며 “이 정도라면 사볼 만하다는 것이 기관들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또한 차익ㆍ비차익 프로그램 매매와 연기금의 꾸준한 매수도 수급에 도움을 주고 있다. 연기금은 9월1일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단 이틀을 제외하고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총 3조1,722억원을 순매수했다. 매수주체가 실종된 급락장에서 수비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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