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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이끄는 기업] 포스코, 고순도 리튬 추출기술 앞세워 글로벌시장 선점

세계 최고수준 R&D 투자로 기술우위 확보… 경쟁력 높여

'원천소재' 신성장동력 육성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 직원들이 공장 가동현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포스코 3파이넥스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포스코는 기존 용광로 대비 쇳물제조 단가를 낮출수 있게 됐다. /사진제공=포스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달 서울 강동구 길동시장을 찾아 백열등을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창조경제의 본질은 융합과 혁신으로 요약된다.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우리 경제의 나아갈 길이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세계 최고의 기술을 바탕으로 '위대한 포스코(POSCO the Great)' 비전 달성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연구개발(R&D) 투자다. 포스코는 지난 1989년 매출액 대비 0.93%에 불과했던 R&D 투자비를 지난해 세계 철강사 중 최고 수준인 1.83%까지 끌어 올렸다.

글로벌 철강 경기 악화로 인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포스코가 당장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R&D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이자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쇳물 생산을 늘리거나 원료 자급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보적인 기술 우위를 유지해야 근원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세계적 철강전문 분석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가 세계 36개 철강사를 대상으로 23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 포스코는 올해도 최고 점수를 얻어 지난 2009년 이래 6년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술혁신·인적자원·원가경쟁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는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권 회장은 미래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원천소재를 꼽고 관련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포스코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리튬 추출 기술이 눈에 띈다. 2차전지의 주연료인 리튬은 휴대전화와 노트북 전기자동차 등에 활용되는데, 기존 자연 증발식 리튬추출법은 최대 18개월의 시간이 소요돼 경제성이 낮았다. 포스코는 화학반응을 이용해 최단 8시간 내에 고순도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리튬 회수율 역시 기존 20%에서 80%로 끌어올려 사업성을 높였다.

현재 포스코는 리튬 추출을 통한 세계 시장 진출을 앞두고 남미에 대규모 실증플랜트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8월 포스코플랜텍 포항공장에서는 대용량 실증플랜트 설비 이송을 기념하는 행사가 개최됐다. 이 설비는 아르헨티나 북서부 후후이주의 카우차리 염호(鹽湖)에 도착해 연 200톤 규모의 탄산리튬 대용량 실증플랜트로 준공될 예정이다. 이 설비가 오는 12월 말 정상 가동되면 리튬 직접 추출기술의 최종단계 검증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튬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2차전지 생산국이지만 핵심소재인 리튬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수입 대체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리튬자원은 칠레·아르헨티나·볼리비아 등 남미에 편중돼 있으며 자원보유국의 염수 개발 제한 정책과 기술적 한계로 인해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리튬시장의 진입 장벽을 감안하면 세계 최초로 대용량 생산에 적용되는 포스코 리튬추출 기술은 기술력의 한계로 사업 진전에 어려움을 겪는 여러 투자사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리튬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세계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수 차례 내비친 바 있다. 포스코는 현재 리튬 추출 기술과 관련해 국내 특허 44건, 해외 특허 76건을 출원한 상태다.

이밖에 포스코의 파이넥스(FINEX) 공법 역시 대표적인 혁신기술로 꼽힌다. 파이넥스는 기존의 쇳물 생산방법인 용광로 방식을 대체한 기술로 지난 2007년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 공법은 값싸고 풍부한 미분(微粉) 광석을 원료로 사용하면서도 대기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저감시킬 수 있어 친환경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포항제철소에 연간생산 200만톤 규모의 3파이넥스를 본격 가동하면서 연간 350만톤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세계 주요 철강사들도 파이넥스와 유사한 공법을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 상업생산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유가치 창출로 '희망의 빛' 밝혀

휴일이었던 지난 달 13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서울 강동구 길동시장을 깜짝 방문했다. 권 회장은 사내 봉사단인 밝은빛나눔봉사단과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시장 내 160여개 점포의 백열등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펼쳤다.

포스코의 사회공헌활동은 단순히 봉사활동 수준을 넘어서 '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봉사에도 창조적 혁신을 도입한 것이다. 이는 권 회장의 경영철학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그는 최근 사보를 통해 글로벌 기업인 구글과 유니레버를 예로 들면서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CSV의 의미를 강조했다. 구글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자연재해·질병확산 가능성을 미리 모니터링하는 한편 사전에 방재정보를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한다. 또 전세계 오지에 무료로 인터넷을 보급하고 정보화교육을 제공한다. 유니레버 역시 저개발국가의 여성들에게 저리로 자금을 대출해주고 자사 제품 판매원으로 고용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권 회장은 "글로벌 초우량 기업들은 봉사를 통해 CSV를 실천한다"면서 "위대한 포스코를 지향하는 지금 우리의 봉사활동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배식·청소 등 노력제공형 봉사활동을 펼쳤다면 앞으로는 '포스코다운(Posconality)' 전문 봉사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밝은빛나눔봉사단이 설치한 LED 조명등의 경우 단순히 시설개선뿐 아니라 향후 전기요금을 절약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밖에 포스코는 에티오피아·모잠비크·몽골 등지에서 포스코그룹 계열사 퇴직 직원과 직원 자녀를 새마을 봉사단원으로 파견해 주민들과 마을에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실천형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베트남에서는 현지 주민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코빌리지를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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