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또다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과 주가 상승 등 국내외 여건 등을 감안하면 환율은 1,200원 부근까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일시적인 1,100원 진입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말처럼 급격한 하락보다는 계단식과 같은 점진적인 하락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채권금리 역시 경기회복 기대감이라는 악재로 오는 11일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전까지는 불안한 흐름 속에 추가 상승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3일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주 말보다 6원10전 오른 1,222원40전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연중최저치(1,228원50전)를 하루 만에 돌파한 것으로 지난해 10월14일 1,208원 이후 가장 낮은 환율이다. 이영철 외환은행 딜러는 “전주 말 역외시장의 환율하락에 영향을 받아 원ㆍ달러 환율은 개장부터 하락세로 출발했고 주가 상승에 따른 우호적인 투자심리와 지난주 말 전저점 돌파에 따른 달러 매도세가 이어졌다”며 “하지만 저가 매수세와 레벨 경계감으로 추가 하락은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 흐름상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금융불안이 완화되고 있는데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크고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환율은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2007년 말처럼 빠르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왜냐하면 세계경기가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세이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되지 않을 것이며, 여전히 글로벌금융의 불안요인이 있기 때문”이라며 “1,100원선까지 계단식으로 점진적인 하락기조를 이어가되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우 NH투자증권 부장은 “지금 장세는 1,200원에 진입해보겠다는 모습”이라며 “주식시장이 꺾이기 전까지는 환율이 좀 더 아래쪽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일시적으로 1,100원대를 터치할 수는 있어도 당국 개입 경계감 등으로 급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환율이 크게 밀리지 않는 이유도 당국이 미세개입에 나서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빠른 속도의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감으로 금리가 큰 폭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주 말보다 0.11%포인트 상승한 4.37%를 기록했고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12%포인트 오른 연 4.88%를 나타냈다. 서철수 대우증권 과장은 “6월 산업활동동향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경기가 생각보다 더 좋은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졌다”며 “이에 따라 한은의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서 과장은 “8월 금통위에서 이성태 총재의 발언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 같은 채권시장의 불안한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하지만 경기가 확실하게 업턴했다는 게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의 긴축기조 전환을 논한다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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