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미디어에서 서비스하는 위성 DMB와는 달리 지상파 DMB는 별도의 가입절차와 시청료가 없어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단말기 생산업체로서도 수신관계 협상을 벌일 필요가 없고 가입자 확보가 쉬워 지상파 DMB 가입자는 올해만 40만을 넘어서고 2010년에는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시장은 장미빛이었고 올 상반기에는 전문 DMB 단말기 업체 뿐만 아니라 노트북, 휴대용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제조업체들도 DMB 수신이 가능한 기기를 내놓겠다고 앞 다퉈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사업자 선정 과정이 지연된 데다 시청료 수신 문제가 명확히 해결되지 못하면서 지상파 DMB 단말기 생산업계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7월부터 시범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내에 정식서비스 개시 마저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단말기 개발을 완료한 업체들은 출시를 미루는 실정이며, 개발중인 업체들의 경우에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지상파 DMB 시청료 결정여부에 따라 전파수신제한장치를 장착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기기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거나 교체를 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미 출시된 노트북은 발매 이후 DMB에 대한 기대감으로 200만원대 이상의 가격에도 꾸준히 팔리고 있지만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휴대폰의 경우 개발이 완료되었지만 시범서비스도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출시를 계속 연기하고 있다. 차량용 단말기 생산업체나 PMP 제조업체들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 조속한 사업자 선정과 제도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상파 DMB 서비스 실시 시기에 맞춰 단말기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서비스 연기가 단말기 생산 차질로 빚어지고, 다시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조속한 사업자 선정과 일관성 있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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