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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엿보기] 혈액형도 돌연변이
입력1999-05-02 00:00:00
수정
1999.05.02 00:00:00
그동안 친자식을 확인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ABO식 혈액형」이었다.혈액형이 AB인 아버지와 O형인 어머니 사이에서 O형이나 AB형인 자식이 나온다면 일단 친자인지 의심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동안 소설, 드라마, 영화에서 자녀들이 혈액형 조사에서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가출하는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혈액형이 친자 확인의 유일한 방법일 수는 없게 됐다.
최근 서울대 의대 이정빈 교수는 혈액형이 O형인 아버지, AB형인 어머니 사이에서 「결코 나올 수 없을 줄 알았던」 O형인 딸이 태어났다며 이는 『돌연변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완전무결했던 ABO혈액형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일본에서도 이같은 혈액형 돌연변이가 있었다. 지난 97년 일본 오사카의대의 스즈키 고이치 교수팀은 일본인 171명을 조사한 결과 혈액형이 O형과 B형인 부모 사이에서 A형인 아이가 태어났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존 이론대로라면 이들 부모사이에서는 O형과 B형(BO)만이 태어날 수 있다.
이번 일로 혈액형 조사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당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혈액형 돌연변이가 워낙 드문 사례여서 일반화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혈액형조사보다 더 정확한 유전자 검사가 앞으로는 더욱 유력한 확인방법으로 활용될 것이다.
혈액형만 돌연변이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 피에서 산소를 나르는 성분인 적혈구도 돌연변이에 걸린다. 적혈구는 보통 납작한 원판 모양. 이 적혈구가 낫처럼 생기는 돌연변이가 있다. 「낫형 적혈구 빈혈증」이라는 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피가 산소를 잘 운반하지 못해 몸이 약해진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는 거꾸로 이 돌연변이병에 걸린 사람이 오래 살기도 한다. 이 병에 걸리면 풍토병인 말라리아에 잘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돌연변이가 어떤 곳에서는 병을 주고 어떤 곳에서는 약을 주는 셈이다. /과학문화지원단 성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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