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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현장에서 울리는 클래식 선율 눈길
입력2003-04-14 00:00:00
수정
2003.04.14 00:00:00
현상경 기자
“공단과 클래식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한 쌍입니다.”
사단법인 기업과 예술의 만남(이사장 장성숙)은 경기도내 기업들의 근로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클래식 공연을 개최하는 모임이다. PCB제조업체인 엑큐리스의 사장으로 활동하던 장성숙 씨(51)는 국내 유수의 음악인들을 모아 경기도내 기업들의 생산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공연을 펼쳐 왔다.
장 이사장이 이런 활동을 생각해 낸 것은 지난 99년. 힘들게 일하는 근로자들을 바라보며 장 이사장은 삭막한 공단을 `음악이 흐르는 신명 나는 일터`로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기름때 찌든 근로자들에게도 문화, 예술활동을 통한 `정서적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이로써 장 사장은 공단 근로자들이 모여 합창공연을 펼치는 `에버그린` 합창단을 설립한다. 이 합창단은 근로자들의 높은 호응과 더불어 성공을 거두지만 두 번의 공연 후 곧 활동을 중지해야 했다. 특근, 야근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이 점점 참석기회를 잃었기 때문. 이 참에 장 이사장은 사업을 남편 김경희씨에게 맡기고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생산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공연단체 `기업과 예술의 만남`이다.
“신문광고를 내 뜻 있는 음악인들을 모집했습니다. 예상 외로 함께 활동하겠다는 음악인들을 여러 명 만날 수 있었죠.” 이들과 함께 장 이사장은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을 기획해 직접 근로현장을 찾아 다녔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던 근로자들도 공연이 열리자마자 공연에 심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참석한 경영자들도 술과 음식을 마련하며 전직원들과 함께 파티를 열어 노사화합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마치 귀족이라도 된 양 최고급 대우를 받아 기분이 좋다라든가, `클래식 음악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고 말하는 근로자들을 많이 만나게 됐습니다.”
이후 장 이사장은 경방, 삼보, 대성전기, 인터엠, 태평양, 중외제약, 세원텔레콤 등 숱한 업체들을 찾아 다니며 근로자와 함께 하는 `한마음 콘서트`를 연이어 개최했다.
. “언제든 불러주세요. 달려가서 함께 공연하겠습니다” 근로자와의 한마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장 이사장의 말이다. (031) 492-8518
<현상경기자 hs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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