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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풍향계] 금리 정체기간 연장 가능성 커
입력2006-09-17 17:12:53
수정
2006.09.17 17:12:53
지난 주 지표금리는 4.7%대 초반에서 등락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이처럼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4.7%대에서 움직이는 것은 벌써 한 달 이상이나 계속되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 8월 중순 이후 금리는 단 한차례도 4.7%대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일시적으로 4.8%, 4.81%를 기록하였던 때까지 포함한다면 금리의 안정세가 시작된 시점은 8월 초로 앞당겨진다.
이처럼 금리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특정 범위에 갇혀 있는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미국의 경우도 10년만기 재무부 채권(TB) 수익률이 지난 8월 하순 이래 4.7%대에서 머물고 있다. 일본 5년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비슷한 기간 동안 각각 1.1%대와 1.6%대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이나 영국 등 유럽지역의 지표금리도 수준이 다를 뿐 일정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등락하는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전세계의 주요 지표금리들이 일정 범위에서 안정 내지 정체를 보이는 것은 나름대로 사정이 있는 듯 하다. 지난 여름 이후 국내뿐만 아니라 주요 국가의 채권시장에서는 새로운 변수를 반영해 오고 있다. 바로 금리정책의 변화 가능성이다.
현재 세계 경제성장이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일 것이다. 물론 10년 장기불황에서 벗어나고 있는 일본이나 10%에 가까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처럼 상황이 다소 다른 곳도 있지만, 이들 국가의 경기 사이클 역시 단기적으로 다소간의 하향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물가측면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지만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고 경기하강에 따른 수요둔화가 예상돼 물가상승 부담 또한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경제여건 아래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기존의 정책금리 인상기조를 종료 내지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 8월 정책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20일에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또다시 같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의 행보도 이런 각국 중앙은행의 움직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8월 콜금리를 전격 인상한 이후 9월에는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의 대다수 참가자들은 국내 콜금리 인상기조가 일단락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조짐은 이미 지난 7월 전후부터 채권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그동안 주요 금리들이 하락세를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기대’에 대한 반영이 상당부분 진행된 후에는 그 ‘기대’에 대한 확인과, 더 나아가 정책금리가 기존의 움직임과는 반대로 움직일 것이라는 ‘새로운 기대’가 형성되기를 기다리는 과정이 필요하게 된다. 이런 과정의 특징은 기존 재료의 반영이 일단락되는 반면 새로운 변화의 모멘텀이 존재하지 않아 금리가 정체된다는 점이다. 바로 지금 채권시장이 이런 과정 속에 있으며 이 기간은 좀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항진 한국투신운용 채권리서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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