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不정책 못지키면 진짜 교육위기'

노무현 대통령이 8일 외국어고를 ‘학교의 근간을 흔드는 세력’이라고 공격하면서 “3불정책(본고사ㆍ기여입학제ㆍ고교등급제 금지)을 잘 방어하지 못하면 진짜 우리 교육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3불정책 폐기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교육방송(EBS)으로 방영된 ‘본고사가 대학 자율인가’ 주제의 특강에서 “3불정책을 무너뜨리려는 사회적 흐름이 계속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우선 대학별 본고사 부활 주장과 관련, “변별력을 높이려 학교마다 각기 어려운 시험을 내면 학교에서 교육 수요가 충족 안 된다고 자꾸 학원으로 아이들 보내게 되고 공교육은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면서 “사교육만 넘치면 학부모들은 등이 휘고 아이들은 코피가 터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특수목적고인 외국어고를 겨냥, “외국어 전문가를 기르는 교육제도로 만들어놓으니 전문가를 양성할 생각을 안하고 입시학원처럼 입시 학교가 되어가지고 그 사람들이 지금 본고사 하자고 자꾸 흔들어서 우리 학교의 근간을 오히려 흔드는 세력이 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고교등급제 도입 논란에 대해서는 “창의력 교육을 붕괴시킨다”며 반대 입장을 확인하고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도 “굳이 한 두 개 대학을 위해 엄청난 사회적 갈등이 생기는 제도를 채택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10개 대학의 선발 자율을 위해서 우리나라 초ㆍ중등교육, 공교육을 다 무너뜨리고 창의성 교육이라든지 교육의 효율도 다 무너뜨릴 수는 없다”면서 대학의 자율성 주장을 공격했다. 이와 결부해 노 대통령은 “지방의 이름 없는 학교를 나와도 대통령이 될 수 있고 또 대통령 안 돼도 행복할 수 있다”고 전제, “저도 인사를 하면 역시 서울대ㆍ연대ㆍ고대가 많지만 지방대학 출신들, 지금 쟁쟁한 자리에 다 있다”면서 전남대를 나온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을 예로 들었다. 노 대통령은 이 장관을 두고 “국세청장을 하고 청와대 혁신수석을 하다가 거기서 일 잘해서 행정자치부 장관 갔다가 또 일 잘해 임기도 못 채우고 건설교통부로 발탁되지 않았느냐”면서 “성실하게 하고 항상 창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면 대학교 좀 이름 없는 데 가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