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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에 투영되는 북한 핵
입력2003-03-20 00:00:00
수정
2003.03.20 00:00:00
이재용 기자
드디어 미국의 이라크공격이 시작됐다. 부시 미국대통령은 20일 낮 12시15분(한국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전쟁이 시작됐음을 선언했다. 커다란 인명피해 없이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기를 바라는 것이 한결 같은 소망이지만 부시 대통령의 지적처럼 사막이란 이라크의 거친 지형과 오랜 준비를 한 후세인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군 및 민간인 피해를 별로 내지 않고 유전피해도 최소한으로 억제하면서 단기간에 후세인 정권을 제거하겠다”는 것이 힘을 앞세운 부시의 희망찬 전쟁 시나리오다. 여기에 이를 바탕으로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야심이 깃 들어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전쟁이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숨기고 있던 것이 발견된다면 미국은 전쟁의 명분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시나리오대로 전쟁이 조기에 끝난다고 해도 이라크국민이 정신적으로 입은 피해는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민족이 모자이크처럼 구성된 이라크가 미국의 기대대로 전쟁 후 조기에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민간인 피해도 늘고 전쟁기간이 길어지면 미국의 전비부담은 물론 국제경제도 엄청난 타격을 입게 돼 힘으로 밀어부친 부시대통령이나 미국도 국제고립 등 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현재 안팎으로 어려운 우리경제 여건과 이라크 국민을 생각하면 미국의 시나리오대로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미국도 전쟁을 빨리 끝내고 민간인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 빨리 끝나도 걱정인 것이 우리 사정이다. 주한미군은 떠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데 국제적 관심은 벌써부터 북한 핵 문제에 쏠리고 있다.
이라크문제가 힘을 앞세운 미국의 뜻대로 해결된다면 미국의 북한 핵 해법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이라크전의 경제적 충격 최소화와 함께 이라크전이 앞으로 북한 핵 문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유지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우리로선 미국이 이라크전처럼 힘을 앞세운다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이라크전은 무력이 우세한 미국의 승리로 끝나겠지만 미국도 유엔을 무력화 함으로써 국제적 맹주로서의 지위손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으로 아랍 세계의 반미감정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아무리 힘이 세도 평화를 사랑하는 인간 본연의 마음까지 지배할 수는 없다. 미국이 이번 이라크전의 비싼 대가를 교훈 삼아 북한 핵 문제는 힘 보다는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자세를 변치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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